◆ 한국을 배표하는 타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특급 마무리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부상' 박병호·류현진은 시즌 마감
지난 1869년 시작돼 147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메이저리그에는 타자 6명, 투수 2명 등 모두 8명의 한국 선수가 진출해있다. 이들 중에는 부상등의 이유로 안타까운 시즌을 보내는 선수도 있지만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배짱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도 있다. 시즌 종료를 한달여 앞둔 9월 19일 기준으로 '코리안 특급'들의 성적표를 들여다본다.
한국 타자를 대표하는 '킹캉'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이번 시즌 2할 6푼 2리의 타율과 19개의 홈런 73개의 안타 등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 야구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마무리를 순조롭게 마무리 짓지 못한 강정호는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2016년을 준비했다. 시즌 초 성추문에 부상까지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강정호는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달 말부터 피츠버그 타선의 중심이 됐다.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16개의 멀티히트를 때려낸 강정호는 지난 7일 오승환과의 대결에서도 홈런을 기록했다. 또 9월에 치뤄진 5경기에서 4홈런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강정호는 "팀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부상을 당했던) 다리와 무릎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괜찮아질 것이다. 지금 상태도 좋다. 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정호의 맹활약에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의 트래비스 소칙은 11일 자신의 컬럼에서 "강정호의 장타율과 홈런/뜬공 비율은 평균 이상의 성적이다"라며 "강정호는 두 시즌 연속으로 KBO 리그에서 보여준 힘이 MLB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강정호의 장타 생산 능력, 기본적인 패스트볼 공략 능력을 칭찬했다.
또 소칙은 강정호의 힘이 2017년 피츠버그에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피츠버그는 더 큰 힘(장타력을 의미)이 필요하고, 공격에서는 번뜩임이 더 필요하다. 피츠버그의 올 시즌 홈런은 리그에서 26위다"라며 강정호의 활약을 기대했다.
'조선의 4번 타자' 라는 애칭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는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으며 큰 기대를 얻지 못했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구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성장했다.
잠시 트리플A로 내려갔던 이대호는 다시 콜업이 된 이후 9경기에서 타율 4할5푼2리(31타수 14안타)로 맹타 행진을 이어갔다. 9경기 중 무려 7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3안타 경기도 2차례 있었고 이를 포함한 멀티히트는 5번이나 나왔다.
지난 12일 '시애틀'의 스캇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의 활약에 대해 "이대호는 오늘 자신의 이름을 다시 상기시켰다"고 칭찬할만큼 이대호는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불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은 '끝판왕'이라는 별명답게 1.87의 평균 자책과 17개의 세이브, 9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마지막 투수로 30경기를 마칠 경우 다음시즌 기본 연봉 275만 달러의 계약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베스팅 옵션 항목이 자동으로 발동되는 오승환은 다음시즌 역시 세인트루이스에서 뛰게 됐다.
또 오승환은 KBO리그, 메이저리그, NPB리그에서 모두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세계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다. KBO리그에선 2005~2013년 9년간 통산 277세이브, 일본에서 2014~2015년 2년간 총 80세이브를 따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10세이브를 추가, 한미일 통산 12년간 367세이브를 올렸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의 감독으로 선임된 김인식 감독도 "감독이 되고 나니까 오승환은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뽑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와 'LA 에인절스'의 최지만은 기회 자체가 줄어들면서 컨디션 조절에도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9월 4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12타수 2안타)에 머물러 있는 김현수는 빅리그 입성 이후 처음으로 타율이 3할1푼 밑으로 떨어진 상태이며 최지만은 시즌 3번째 메이저리그 콜업이지만 1할 6푼 5리의 실망스런 타율을 기록하며 좀처럼 뚜렷한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활약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부상으로 인해 아쉽게 시즌을 마감한 선수들도 있다.
'추추트레인'으로 불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지난 4월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시작으로 올 시즌만 무려 4차례의 부상(종아리, 햄스트링, 허리, 왼팔 골절)을 당했다. 올시즌 45경기에서 2할4푼7리의 타율(166타수 41안타), 7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어깨 관절와순 수술로 인해 2015년을 최악의 한해로 보낸 'LA다저스' 류현진은 지난달 8일 약 1년3개월 만의 복귀전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4.2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고 복귀전 이후 찾아온 팔꿈치 통증 탓에 사실상 시즌을 마무리했다.
'미네소타'의 박병호도 지난 6일(한국시각) 미네소타 60일 부상자 명단에 등록이 되면서 10월 중순쯤 시즌이 마무리되는 메이저리그 일정을 더이상 소화할 수 없게 됐다. 첫 시즌부터 홈런 12개, 24타점, 41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던 박병호이기에 야구팬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