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 수가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이 제도가 도입 취지에 맞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성장성 특례제도'를 도입해 기술력이 좋은 기업에는 상장 문턱을 더 낮추기로 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술특례제도를 이용해 코스닥 시장에 들어온 기업은 모두 7곳이다.
연말 상장을 앞둔 퓨쳐캠, 신라젠, 애니젠 등 7곳을 합하면 모두 14곳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기술특례제도는 당장 이익은 못 내도 기술력이 출중한 중소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돕기 위해 2005년 도입됐다.
기술특례상장업체 수는 2005년 도입 이후 2014년까지 10년간 줄곧 매년 한 자릿수에 그쳤다.
유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추기 위해 도입했지만, 깐깐한 기술성 평가는 물론이고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는 작년부터 이 제도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손봤다.
22개에 달하는 기술평가기관을 절반인 11개로 줄인 데 이어 최대 두 달 반 걸리는 심사 기간도 한 달로 대폭 줄였다.
특례신청에서 통과까지 들어가는 비용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4년 2곳에 불과했던 기술특례상장사는 작년 12개로 급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기술특례상장사 수가 기대 이하였던 게 사실"이라면서 "작년부터 대대적으로 제도를 뜯어고치면서 상장 대상 업체들은 물론이고 기관투자자나 VC(벤처투자자)들도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기술특례제도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내년부터는 '성장성 특례제도'를 도입해 유망 중소기업의 상장 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기술특례제는 해당 업체의 기술성을 최우선으로 보는 만큼 특정 업종에만 유리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한 업체 27개 가운데 24개는 바이오 기업이었다.
바이오 업종이 아닌 기업은 아스트[067390](항공부품·2014년 4월), 파크시스템스(원자현미경·2015년 12월), 덱스터(영화 시각효과·2015년 12월) 등 3곳에 불과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력이 없어도 성장이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중소기업도 많다"면서 "상장주관사가 추천하면 별도의 특례요건을 적용해 상장예비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