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중·고생과 2030세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S.E.S.
S.E.S 16년만에 완전체 컴백
젝스키스·GOD·핑클 이효리도
"부산에 사는 '응답하라1997'의 주인공 성시원(정은지)은 좋아하는 그룹인 H.O.T.를 만나기 위해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서울로 간다.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모유정(신소율)과는 둘도 없는 친구지만 가수 이야기만 나오면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 그룹의 라이벌을 험담하기 바쁘다".
1990년대 중·고생과 2030세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1세대 아이돌들이 아줌마와 아저씨로 변한 팬들을 다시 찾아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가요계 원조 요정 S.E.S.는 SM '스테이션(STATION)'을 통해 자신들의 히트곡 '러브'를 편곡 및 재녹음한 '러브 [스토리]' 음원을 공개하며 데뷔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리멤버'의 포문을 열었다.
S.E.S.의 재결합은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서부터 시작됐다. 2014년 '무한도전' 멤버들은 S.E.S. 멤버인 바다, 유진, 슈를 찾아 추억의 무대를 선사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 유진은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바다와 슈는 소녀시대 멤버 서현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방송 이후 S.E.S.의 팬들의 재결합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멤버들은 S.E.S. 활동 당시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와의 꾸준한 논의 끝에 2016년 팬들 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완전체로 서는 S.E.S.는 30~31일 서울 군자동 세종대 대양홀에서 콘서트 '리멤버, 더 데이'를 연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S.E.S.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전체 수익금의 20%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통해 16년만에 팬들을 찾아온 젝스키스.
'무한도전-토토가' 이후 본격적인 재결합을 알린 젝스키스 역시 YG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겨 새 앨범 '2016 Re-ALBUM'으로 찾아왔다. 16년만에 발표한 이 앨범에는 젝스키스의 히트곡인 '컴백', '커플', '예감', '기사도', '로드파이터' 등 총 10곡이 수록돼 있다. H.O.T.와 함께 90년대를 이끈 양대산맥답게 젝키의 앨범은 공개되자마자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서울에서 열린 두 차례의 단독 콘서트는 2만 석 전부 매진됐다.
젝키는 한 인터뷰에서 "'무한도전' 방송 후 잊혀서 '거품'이라고 평가될까봐 걱정이 많았는데 신곡 '세 단어'의 음원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다. 다음 스텝이 더 중요해졌고 지금부터 내는 곡들도 이런 반응들이 쭉 이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14년 컴백한 '국민아이돌' GOD는 7년만의 신곡 'Saturday Night', '하늘색 약속' 등을 통해 팬들에게 돌아왔고 오는 1월 6일부터 전국투어 '2017 지오디 투 맨 콘서트'를 개최해 눈과 귀를 동시에 감동시켜줄 예정이다. 또 밴드 컨셉으로 인기를 끌었던 클릭비 역시 13년만에 컴백해 전국투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신화'도 지난달 29일 정규 13집 앨범 'SHINHWA 13 UNCHANGING PART 1 - ORANGE'로 컴백했다. 타이틀곡 '오렌지'는 신화의 상징색인 '주황색'을 뜻하는 제목으로 팬들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이다. 또 신화는 오는 17~18일 일산 킨텍스에서 단독콘서트 '2016 SHINHWA LIVE UNCHANGING'을 개최하며 팬들과 만날 계획도 갖고 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H.O.T.는 계속된 팬들의 요구와 멤버들의 재결합 추진에도 컴백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재원의 군제대 이후 재결합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고 전체적인 틀은 갖춰졌지만 소속사 및 내부사정으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 최근 멤버 문희준이 크레용팝 멤버 소율과 내년 2월 결혼을 발표하면서 문희준의 결혼식이 이들의 첫 컴백 무대가 되지 않을까하는 추측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강타는 자신의 라디오에서 "가족이 결혼하는 것 같다. 축가는 우리(H.O.T.)가 할지 모르겠다"고 전해 이러한 추측에 무게를 더했다.
S.E.S.의 라이벌이라 불렸던 핑클은 완전체 컴백 대신 후배 가수들을 통해 팬들을 찾아왔다. 최근 걸그룹 오마이걸과 하하가 레게 리듬으로 리메이크해 부른 '화이트'는 핑클이 지난 1999년 발표됐던 대표 겨울 노래다. 또 핑클의 리더였던 이효리는 최근 새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4년 만의 컴백 소식을 알렸다.
1세대 아이돌 그룹을 다시 맞는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추억 속 그룹이 돌아왔다며 기쁘다는 팬들도 있지만 이전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식으로 곡을 발표한 젝스키스와 S.E.S.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규성 대중음악평론가는 "7080 복고가 유행했을 때도 추억의 가수들이 등장해 반가워했지만 실제로 지금까지 계속 활동을 이어가는 가수들은 아주 극소수. 컴백한 가수들도 100% 살아남기는 힘들어 현재 대중에 맞는 새로운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놔야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