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양도방식을 통한 중국철수를 실행함에 있어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향후 중국에서 외국인투자기업의 철수사례가 증가하면서 철수와 관련한 행정절차가 변경되거나 중국인 매수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는 등 상황이 여느 국가들처럼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중국에서 지분양도는 중국인 매수자와의 협상방법과 행정기관의 자세 등 여러 요소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중국의 특수성을 염두에 두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기본합의서와 양도계약서 체결 시 유의점
기본합의서(MOU) 체결에 관한 협상에서 가장 초점이 되는 것은 지분양도의 목표금액이다. 목표금액을 결정하기 위해서 기초가 되는 참고자료는 자산평가보고서, 최근 재무상태표, 회계사사무소의 감사보고서 등이 있으며, 때로는 독자적인 계산방법으로 산출한 금액을 제시해오는 매수자도 있다. 매수자에게 목표금액의 계산방법을 조금이라도 납득시킬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협상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본합의서의 체결은 어디까지나 실사를 하기 위한 의사확인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것이므로 이 때의 목표금액은 형식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지분양도계약서는 지분양도금액, 지분양도의 여러 조건이 모두 담겨 있어 지분양도의 기준이 되며 그 이후 행정절차를 진행할 때에도 관련 정부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조항을 신중히 검토해 협상할 필요가 있다. 지분양도계약서의 체결단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중국기업 오너에 의한 독단적인 판단으로 흐름이 일시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도중에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금액이나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음을 끝까지 유의하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대상회사의 법적신분 변경시 우대혜택반환 가능성
한국모회사가 중국기업에게 지분을 양도하면 대상회사의 법률적인 신분이 바뀌게 된다. 즉, 기존에 한국기업이 주주였을 때에는 외국인투자기업이었지만 주주가 중국기업으로 바뀌면 내자기업(내국인투자기업)으로 전환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대상회사가 외국인투자기업으로서 받았던 각종 우대혜택을 반환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투자기업에게 부여했던 대표적인 세금혜택은 기업소득세 2면3감(2년간 100%면제, 그후 3년간 50% 감면) 정책인데 이것은 외국인투자기업으로서 10년간 유지되어야 그 요건이 확정되는 것으로서 먼저 세제혜택을 받고 그 이후에 요건을 충족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10년 이내에 대상회사의 신분이 외국인투자기업에서 내자기업으로 바뀌면 2면3감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므로 이미 받았던 세금혜택은 반환해야 한다. 그 외에도 세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 면세설비, 토지사용권 취득에 대한 지방정부의 보조금 지급, 개인소득세·토지사용세·방산세와 같은 지방세 우대혜택의 반환 리스크가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대상회사에 특수한 부채가 있는 경우 사전정리 필요
지분양도는 대상회사의 지분권을 양도하는 것이므로 지분매수자는 대상회사의 자산뿐만 아니라 부채도 함께 매입하게 된다. 이와 같이 부채가 포함된 대상회사의 지분을 매매할 경우 부채의 상환문제가 자주 대두된다. 부채에는 크게 차입금과 미지급금으로 나눌 수 있다. 차입금은 은행차입, 위탁대출, 관계사간 차입, 외채차입 등 다양하고 각 종류에 따라 상환방법과 제한내용도 다르다. 그리고 미지급금에는 외상매입금, 미지급급여, 미지급세금 등 발생원인에 따라 다양한 채권자가 있다.
이 중에서 은행차입금은 대부분 부동산을 담보로 이루어지므로 매수자가 지분양도 전에 상환할 것을 요청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Stand by L/C와 같은 한국모회사의 보증서를 이용하여 빌린 차입금이라면 보증을 정리하고 해당 차입금을 상환한 후 지분양도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외상매입금은 원재료 구입대금으로서 이중에서 한국모회사에 해당하는 부분(한국모회사의 입장에서 수출채권)을 정리한 후 지분양도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지분양도대금을 회수하는데도 벅찬데 지분양도가 종료된 후 상거래 채권을 다시 회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극단적인 예로서 지분양도계약의 이행이 중도에 중단된다면 한국모회사의 상거래 채권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 이러한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서 대상회사의 자산과 부채의 확정금액에 대해서 매매당사자간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한국모회사에 대한 채무는 이미 지분양도금액을 계산할 때 차감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계약을 체결해서 계약금을 받은 후 그 다음 절차로 한국모회사에 대한 외상매입금을 상환하도록 하면 된다. 이때 대상회사에 자금이 없을 것이므로 지분매수자가 대상회사에 자금을 빌려줘서 해결한다. 결과적으로 대상회사의 채권자가 기존에 한국모회사에서 지분매수자로 전환되는 것이다.
라이선스계약과 상표사용권의 해제
한국모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현지법인과 라이선스 계약이나 상표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경우 지분양도 후에도 계약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지분양도와 함께 계약을 해제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만약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라이선스와 상표권이 지분양도 후에는 사용되지 않음을 지분양도계약서 등 서면으로 확인을 받아두어야 한다.
A/S와 유지보수계약의 정리
지분양도가 그때까지 판매한 제품의 A/S나 유지보수계약 또는 보증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영향을 미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A/S나 유지보수계약의 처리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계약당사자는 양도의 대상이 되는 중국현지법인이기 때문에 현지법인이 계속 A/S나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그것이 고객의 만족에 문제가 없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한국모회사가 수행할 것인지, 중국에 있는 관계회사에서 수행할 것인지 또는 아예 수행할 필요가 없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대상회사의 명칭변경 필요
지분양도에 있어서 회사명칭의 변경이 필요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한국모회사의 명칭이나 제품 브랜드 명칭과 유사한 회사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제3자에 지분을 양도할 때 그 회사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향후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지분양도 전에 회사명칭을 변경해 버리든지 아니면 지분양도 후 일정기간 내에 명칭변경에 대한 서면확인을 받아 두거나 또는 지분양도금액의 협상조건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거래처에 미치는 영향 고려
지분을 양도함으로써 기존에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거래처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거래계약의 당사자는 양도대상인 중국현지법인이기 때문에 한국모회사와는 직접적으로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거래처의 입장에서는 중국현지법인이 한국계 기업이고 한국사람이 상담을 해 주기 때문에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곳도 많다. 따라서 향후 한국모회사의 브랜드 명성이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서 기존에 구매나 판매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거래처에게 어떻게 통지를 하고, 지분양도가 완료된 이후에 거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지분양도시 발생하는 노동문제
종업원은 양도대상이 되는 중국현지법인과 노동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법적으로는 지분양도에 따라 주주가 변경된다고 해서 노동계약 자체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분양도에 의해 주주가 변경되므로 경영방침의 변경이나 종업원 관리방식의 변경 가능성도 있고, 특히 외국인투자기업에서 내자기업으로 변경되는 경우 그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분양도가 가끔 노동문제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법인격, 권리와 의무, 채권과 채무 및 각종 우대혜택이 포괄적으로 이전되는 지분양도의 특성상 정상적이지 않지만 실무적으로는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발생했던 사례로서 한국의 어떤 회사가 중국현지법인을 매각하기 위해서 매수희망자와 협상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종업원들이 파업을 일으켰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한국모회사의 지분양도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분양도하기 전에 먼저 일단 해고를 하고 새로운 주주가 들어오면 이전과 동일한 대우로 다시 고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경제보상금을 일시에 지급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한 것이다. 당연히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이 길수록 그 금액은 많아지기 때문에 일단 해고하고 새로 고용되면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 직원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중국의 규정이 언제 불리한 방향으로 바뀔지 모르고 그리고 회사의 주인이 바뀜으로서 언제 경영이 나빠져서 경제보상금조차 받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어서 받을 수 있을 때 받아두자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따라서 지분양도는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기뻐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일단 회사가 해산하여 노동계약이 중도 해지됨으로써 경제보상금을 일시에 받고, 회사에서의 경력은 제로 베이스(zero base)에서 다시 시작되지만 급여 등 대우조건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한 채 신입사원으로서 다시 고용되기를 원하는 것이 대다수 종업원의 심정일 것이다.
이택곤 BKC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