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 이와쿠라 사절단(좌측 기도, 가운데 이와쿠라, 오른쪽 이토 히로부미, 오쿠보)
이토 히로부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가 우리나라 근대 세법의 역사를 찾다 보니 근대 아시아 최초의 헌법전문가 이토를 알게 됐다. 최초의 근대적인 소득세법을 일본에 도입한 자도 이토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우리 시대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식민지 시대 초대 통감이었고 한일 합방의 주역이었으며, 안중근의사에게 피살된 것으로 단순히 기억될 뿐이지만, 이토 히로부미가 어떻게 메이지 유신을 완성했고 일본 근대화를 완성했는지를 배우거나 알게 되는 것을 금기시 하던 시대에 살았던 것 같다. 역사는 실패에서 배우는 것임에도 실패한 역사에서 배우려 하지 않았던 우리 역사 교육에 큰 문제가 있었다는 알게 되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메이지 유신을 연구함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 되는 인물인데 하층계급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개화파의 스승인 요시다 쇼인이 운영하였던 쇼카손주쿠(松下村塾)라는 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나이 스물두 살 때 목숨을 걸고 영국의 밀항하면서 개화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이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그의 나이 44세 때 일본 내각이 구성되어 초대 총리대신이 되어(1885) 일본 정부의 수장이 되었다. 그 이후의 일본 정계는 그가 죽은 1907년까지 그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토가 소득세를 주도해 최초의 소득세법을 1887년에 완성하여 공표했는데 프로이센의 소득세법을 모형으로 프로이센 세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고 한다. 소득이 3백 엔을 초과하는 경우 5계급으로 나누어 종합과세 방식으로 과세했는데, 소득이 3백 엔 이상이면 1%, 1천 엔 이상이면 1.5%, 1만 엔 이상에 대해서는 2%, 소득이 2만 엔을 넘으면 2.5% 그리고 소득이 3만 엔 이상이면 3%의 누진세로 소득세를 과세했다.
이토가 막부시대의 번을 없애고 무사들을 중앙정부 소속의 공무원으로 만들었다. 번을 중앙정부에 통합시킨 폐번치현(廢藩置縣)의 설계자이기도하다.
이 때 도입한 지조법을 통해 토지를 사유화시켜 거둔 토지세로는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근대 서양세제를 도입하기 위해 프로이센 모형의 소득세법을 도입하였던 것이다. 이후 이 소득세는 법인소득과 양도소득이 과세에서 제외 되었지만 헌법이 거의 완성되어 가는 시점에 시급한 것이 소득세법이었으므로 이를 서둘러 도입했다.
1884년 12월에 갑신정변이 일어났는데 이토는 이홍장과 갑신정변을 뒤처리 하는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그 이듬해인 1885년에 초대총리가 되어 정한론의 길을 다시 추구했다. 이후 게이오 의숙을 설립한 후쿠자와 유기치가 주장하기 시작한 청나라와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소득세 도입은 필수적이었다.
이 소득세는 1899년 2월에 개정되어 분류과세방식이 도입됐으며, 법인소득이 제1종 소득으로 구분되어 소득세 과세의 일환으로 법인세 과세의 길이 열렸다. 아울러 소득계급은 12개 단계로 세분되고 최고 세율도 3%에서 5.5%까지 인상되었다.
법인세는 재무제표 상 손익계산서에 근거 과세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회계개념이 잘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고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제도는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개정 소득세법 제도 아래서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제도가 도입되어 근대 소득세의 모습을 갖춰갔다.
이 개정 세법은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메가타 다네타로가 주도해 개정에 착수했는데 그는 나중에 조선에 재정고문으로 파견되어(1904) 한일합방을 위한 조선의 재정권장악을 주도하게 된다.
이 때 개정된 소득세법이 1916년 8월에 조선에서 도입되어 법인에 대하여 과세하기 위한 법인세의 기원이 되었다. 조선에서는 토지를 조사하고 탈취하는 과정이 있었으므로 소득세 도입에 앞서서 법인세가 먼저 도입되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