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 사진=네이버지식백과
요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급격하게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에 걱정하는 국민이 많아졌다.
서울과 같이 주택을 지을 수 있는 토지공급이 제한된 곳에서는 신규 주택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양도세와 거래세를 대폭 낮춰야 기존주택을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게 되고, 매매용 주택공급이 늘어나 집값이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낮아질 텐데 정부 정책은 이와 반대되는 처방을 내놓고 있다.
포퓰리즘에 빠져 집값이 높은 특정지역의 부동산에 과세하기 위해 시행하는 높은 양도세 때문에 주택 보유자가 보유주택을 양도하면 변두리로 이사 갈 수밖에 없고, 보유재산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을 팔 수가 없게 됐다.
한편 정부는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임대사업자 과세를 위해 다주택자들에게 장기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 혜택을 받도록 유도하고, 주택구입시 대출을 허용하자 다수의 투자자들은 대출을 받아 임대주택을 구입해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투기이익을 얻게 했다. 또 매매용 부동산을 시장에서 사라지게 했다.
그리고 이래저래 팔기 어려워 보유할 수밖에 없는 주택소유자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자동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현행 보유세 과세체계 아래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상 밖의 큰 세금을 과세당할 처지에 놓였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지미 카터 대통령(1977-1981)시절에 있었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공화당 보수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동으로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경제발전과 국가안보를 위해 국가예산을 쓰는 대신 복지를 늘리고, 진보주의적인 인권정책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고 미국의 위상을 높이려 하였다.
하지만 중동 산유국들의 담합으로 유가 상승이 심화되자 자동차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요즘 한국이 마주치고 있는 것과 같은 높은 실업율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경제는 한층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미국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무렵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재산세 과세를 강화했는데 과세대상 재산의 시가평가액의 25% 범위 내에서 그 재 평가액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과세했다. 특히 매년 5%에서 10.3%까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 환경아래 1977년부터 1978년까지 기간 동안에 캘리포니아주 재산세는 전국 평균보다 52% 더 인상됐다.
특히 소유권 변동이 많은 주택만 시가가 반영돼 최근 부동산 거래가 있었던 납세자들만 불공평하게 높은 재산세를 과세 당하게 되었다. 1975년부터 1978년까지 지역별로 재산세가 30%에서 48%까지 인상되기도 했다.
이에 납세자들이 1978년에 조세저항운동을 펴서 주민들이 발의를 통해 제13호 제안서를 주민투표에서 통과시킨 뒤 재산세 한도를 재산시가의 1%로 하고 연간 재산평가액 증가는 2%로 하며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려면 상원과 하원 모두 2/3 이상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지출에 대한 한도를 정하게 돼 정부의 무분별한 복지지출에 대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재산세 파동은 미국의 다른 주에도 영향을 미쳤고, 보통의 납세자들이 자기들 재산을 정부의 공평하지 않은 과세권으로부터 지키려는 민권이 승리한 사례로서 역사에 기록됐다. 그 결과 미국 민주당 정부는 이념에 빠져 경제를 외면한 실책으로 공화당에 정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특히 현대 건축기술의 발달과 건축자재의 발달로 건물가액 산정이 매우 어려움에도 건물의 구조와 용도에 따라 단순하게 설계된 부동산평가액 산정에 근거해 과세되기 때문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자의적으로 정해질 수밖에 없어 안 그래도 논란이 많은 현행 우리나라 양도세와 재산세 과세체계에서 퇴로를 차단당한 납세자들의 고민은 깊어갈 수밖에 없다.
양도세와 취등록세 인하가 집값을 잡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시장경제원리인데도 정부가 계속 시장가격결정의 원리를 무시한 채 거꾸로 역주행 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공급을 차단하고, 높은 양도세 과세와 취등록세 및 종합부동산세 과세 그리고 주택자금 대출을 막는 방법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정부의 정책을 사용해서는 결코 집값을 안정화시킬 수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