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출처 네이버인물사진)
어렸을 때 효창공원 근처에 살았는데 공원에는 김구선생 묘와 일제강점기시대에 항거했던 삼열사 묘가 있었다. 효창동 윗동네에는 김구선생 아드님인 김 신 장군 과 일제시대 중국군으로 일본과 싸웠던 김홍일 장군이 살고 계셔서 효창공원이 참 의미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있다.
조선독립을 위해 폭력투쟁의 선두에 섰던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에서 독립 후에 이루고 싶은 나라를 "문화가 있는 나라"라고 기록해 전혀 예상 밖으로 생각되지만 백범선생이 택하였던 폭력적인 독립투쟁이 그 당시에는 유일한 대안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 길을 간 것으로 이해가 된다.
1920년 임시정부는 임시정부대통령이자 책임자인 이승만이 유일한 자금 줄이었던 구미위원부에서 교민들의 성금을 활동비로 다 써버리고, 임시정부에 대한 재정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아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좌우 대립으로 와해 된 후 1926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좌우 대립을 끝내고 한독당 중심의 단결된 조직을 만든 이후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를 이끌면서 비로소 상해 임시정부가 독립투쟁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김구선생이 상하이에서 일본 왕 히로히토를 향해 이봉창의 폭탄투척사건을 일으켜 곤경에 빠져서 항주, 진강, 장사, 광주 유주, 기강, 중경으로 험난한 피난길을 갈 수 밖에 없었다.
상해 임시정부가 만들어 지면서 최초로 10개 조항으로 만든 임시헌장 제6조는 납세의무를 두 번째로 중요한 국민의 의무로 들고 있고 세법제정권을 국회에 두고 있었다.
1919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한 헌법 제48조는 "조세를 새로 과세하거나 세율을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법률로써 정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제49조에서는 "현행의 조세는 새로 법률로써 개정한 자 이외에는 구법에 따라 징수 한다"라고 명시해 세법을 징수할 때는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징수해야 한다고 이를 명확히 하고 있다.
김구선생이 신학문을 배워 본 적도 없고 서양이나 일본 제도를 살펴본 적도 없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제도이었을 조세법률주의를 누가 주장해 임시정부의 헌법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의문이다. 아마도 신사유람단으로 일본에 파견되어 일본의 재정분야를 돌아보고 온 어윤중이 국내에 전파하여 상해 임시정부의 헌법에 들어가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상하이 폭탄투척 무렵 상하이까지 점령한 일본의 김구 추적으로 백 여 명밖에 남지 않은 임시정부 가족들을 이끌고 피난길에 올랐고 한 때는 고물상으로 위장하면서 살았으며 나중에는 본인 자신도 홀로 잠적해 진강에 숨어살면서 뱃사공 주애보(그녀는 김구가 진강을 떠나면서 헤어지고 그 이후 만난 적이 없는데 독립운동사연구회에 이에 관한 연구 자료가 없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와 동거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살아 목숨을 건지면서 구차한 삶을 견뎠던 김구선생이 그 험난한 길에도 조세법률주의가 포함된 헌법을 계속해서 유지 발전시켰다.
하지만 세법제정권이 국회에 있다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아직까지도 세법제정을 위한 기구나 연구기관도 없이 실질적인 세법제정 권한을 세제실과 행정안전부에 줘 이들 정부기관이 세법을 만들어 오면 표결해 승인만 결정하는 허수아비 국회가 되어 삼권분립의 정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구선생이 꿈꾸었던 삼권분립이 완벽하게 된 민주주의 국가가 아직도 실현되지 못하고 재정지출을 담당하는 정부가 세법을 실질적으로 만드는 다른 나라 보기가 민망한 기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서 세법제정권과 예산편성권을 국회로 되돌려 줘 김구선생이 꿈꾸었던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실현된 삼권분립이 완성된 국가를 꿈꾸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