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달러인덱스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달러인덱스가 2년여만에 최고치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원화는 강달러 위세에 눌려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25일 97.71을 기록하며 2017년 5월 이래 2년여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26일에는 0.19% 내린 97.72로 마감됐다. 지난해 4월 27일의 저점에 비해 7%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26일에는 11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2017년 1월 31일의 1162.10원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함께 국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악화되면서 불안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인덱스는 급등한 것은 경기 측면에서 미국이 상대적으로 우월했고 유럽연합(EU)과 호주의 부진한 경기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로 유로화 가치가 한때 상승했으나 독일의 경기 지표들이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함으로써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섰고 자연스럽게 달러가 강세로 전환됐다.
호주의 올해 1분기 CPI(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 2016년 4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고 호주달러 가치 또한 급락추세를 면치 못했다. 호주달러는 중국 경기와 연동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성명서에서 금리 인상 가이던스를 삭제하면서 금리인하의 길을 열어 놨고 캐나다 달러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세계 6개국 통화와 비교해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1973년 3월의 기준점을 100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작성·발표하고 있다.
달러인덱스 지수가 높을수록 달러화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세계 6개국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에 대한 전망은 역설적으로 유럽에 대한 전망의 역과 같다”면서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약화되는 국면에서 다른 쪽의 부진에 따른 반사효과가 작동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독일과 유럽”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Fed(미 연방준비제도)와 ECB(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완화 기조로 수렴한다는 사실은 유로화와 달러화의 방향성이 극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며 “달러화는 약해지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국 경기가 계속해서 호황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견고하며 올해 1분기 대두되었던 경기 둔화 우려는 누그러지고 있다. 미국의 3월 고용지표에서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2월보다 크게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택 시장의 투자심리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도 크게 늘었다.
미 상무부는 3월 신규 주택 판매 건수가 연간 환산 기준으로 한달 전보다 4.5% 증가한 69만2000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미국인의 임금이 오르고 주택 판매가 늘어나는 등 미국 경기가 호황을 계속하고 있지만 유럽연합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좀처럼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달러 강세의 이면에는 유로화,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의 약세가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