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도 출신인 이 대변인은 구랍 30일 춘향전에 나오는 한시(漢詩)를 각색한 자작 한시로 여당의 단독국회 강행을 비판한데 이어 이번에는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부분을 부각시킨 자작 아호로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공세를 편 것.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열린우리당은 이름 그대로 '우리'가 열렸나보다. 청와대에 절대군주가 있고, 소속의원들이 한결같이 장관직에 목숨걸고 있다는 느낌이다"라며 "당의장 겸 원내대표가 일개 장관직에 감지덕지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면서 정세균(丁世均) 산업자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청하'(靑下)라는 아호를 붙였다.
고하(古下) 송진우(宋鎭禹) 선생이 스스로를 낮춰 말했던 '고인지하'(古人之下. 옛사람에 비해 한참 밑이라는 뜻)라는 표현을 패러디해 '여당의 제일 윗사람이라고 해도 청와대에 비하면 가장 낮은 사람'이라는 뜻의 '여당지상(與黨之上), 청와지하(靑瓦之下)'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
그는 이어 "대통령이 당의장 정도는 우습게 보는 것 같다"며 "대통령 아호는 '독선'과 '오만'을 뜻하는 '독오'로 하겠다. 꼭 '도그'(Dog)처럼 들린다"고 덧붙였다.
김우식(金雨植) 과학기술 부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는 오명(吳明) 전 부총리를 밀어냈다는 뜻에서 밀어낼 '퇴'자를 써 '퇴오'(退吳), 이종석(李鍾奭) 통일장관 내정자에게는 정책 방향이 북쪽편을 향해 있다는 의미로 '향북'(向北)을 각각 붙였다.
이상수(李相洙) 노동장관 내정자에게는 "불법 대선 자금으로 법의 심판을 받더니 장관에 등용됐다"면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는 뜻의 '지천'(地天)으로 불렀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은 전문 인력과 국정할 생각은 없나보다. 차라리 유시민(柳時敏) 의원을 입각시키는 게 상대적으로 순수하고 정직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