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2년물 5bp 급등, 올들어 최고 수준…금리인상 빨라질듯
10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5% 안팎…2013년의 2.3%대보다 높아
◆…미국 FOMC 위원들의 회의 모습. 사진=미국 재무부 홈페이지.
미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은 FOMC 회의가 끝난후 기준 금리를 제로(0~0.25%) 수준으로 동결하고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빠르게 다가오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산 매입 축소와 관련해 연준이 사전에 이를 알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 회복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더 지속적일 가능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으나 연준의 전망대로 수그러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5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올라 2008년 5월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를 조기에 인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미국 국채 2년물은 이날 0.21%로 전일보다 5bp(1bp=0.01%) 급등하며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도 전일보다 4bp 오른 1.57%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FOMC 회의에서는 테이퍼링이 본격 논의되지 못했지만 일부 연준 위원들은 경기회복 속도가 지속된다면 적절한 시기에 자산매입 속도 조절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지난 4월 FOMC 의사록에서도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확인됐다.
전 연준 의장이었던 옐런 재무장관의 소폭의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에 득이 된다는 발언도 테이퍼링에 대해 공감하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테이퍼링을 실시하기에 적합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이 70%에 도달하면 집단 면역 형성이 가능하고 그 시점은 오는 8월께 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3년 테이퍼링이 실시될 당시 10년 기대인플레이션 값은 2.3%대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2.5%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국면이 2013년과 비교할 때 테이퍼링이 실시될 적기를 맞고 있으며 테이퍼링 논의는 빠르면 오는 8월의 잭슨홀 미팅에서 거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늦어도 9월 FOMC에서 다루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미 FOMC에서 테이퍼링이 논의되면 세계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5월 말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 도중 테이퍼링을 언급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2008년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실시했던 QE(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출구전략의 언급이다.
달러 가치는 상승하고 신흥국 통화와 증시가 급락하면서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이 발생했다.
증시의 혼란과 더불어 채권금리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고 미국의 재정절벽과 중국 등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외 금리가 급변하는 가운데 나온 테이퍼링 발언은 금리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그해 12월에는 FOMC에서 자산 매입 축소가 발표됐다. 국채 및 MBS(주택저당증권) 매입을 각각 50억 달러씩 줄였다.
2014년 1월 테이퍼링이 실행됐고 그해 FOMC에서 100억 달러 자산 매입 축소 진행되며 1년간 총 700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그해 10월 QE(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종료됐다.
세계경제는 2013년 5월 테이퍼링 발언 이후 금리 급등을 경험했다. 금리는 테이퍼링이 진행되는 2014년에 상승 폭이 컸다. 2014년 12월 FOMC에서 2015년에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올해 말께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이란 구체적이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해야 한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한다면 현재 월 1200억 달러의 채권매입을 월 100억~200억 달러씩 줄여나갈 경우 6~12개월이 소요된다. 테이퍼링의 실시는 곧바로 금리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은 이번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본격 거론되지 않았으나 수면아래에서 언제든지 부상할 수 있는 테이퍼링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