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과 이해관계자 소통 전략
한국지속경영연구원장 박종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수행할 때 기업이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문제는 복잡하다. 이해관계자가 글로벌 프레임워크, 글로벌 표준, 글로벌 이니셔티브, 주주, 임직원, 지역사회, 기관투자자, ESG 평가기관, ESG 컨설팅사, 데이터 제공자 등으로 다양하다.
미국의 경우 기업들이 ESG 정보를 너무 적게 공개하는 것에 대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내부 관행과 일치하지 않는 ESG 약속을 하는 기업도 법적 책임에 직면해 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북부 캘리포니아 최대 전기･가스 공급사업자인 PG&E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PG&E가 관리하는 전력 시설물에서 약 1550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주주들은 PG&E의 이사회와 임원이 PG&E의 수준 이하 안전 관리 리스크를 공개하지 않아 산불을 일으켜서 인명사고와 300억 달러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례처럼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환경 위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소송의 유형은 ① 피해를 완화하거나 되돌리려고 하는 소송 ②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의 노력을 향상시키려는 소송 ③ 회사의 행위로 인한 금전적 손실에 대한 보상을 추구하는 손해배상소송 ④ 기후 관련 문제에 대한 회사의 인식 제고를 높이기 위한 정보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요구하는 소송 등이다.
이러한 법적 위험은 제쳐두더라도 대부분 기업은 증가하는 투자자 압력으로 인해 ESG 정보공개 범위와 내용을 늘리고 있다. 2016년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가 기업 정보공개 프레임 워크를 개편하기 위한 개념 공개를 발표했을 때 투자자와 일반 대중으로부터 2만6500건 이상의 의견을 받았다. SEC가 더 강력한 ESG 및 기후 위험 관련 정보공개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2018년에는 운용자산 5조 달러를 대표하는 주요 투자자들이 ESG 정보공개에 대한 규칙 제정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SEC에 제출했다. 이어 2019년에는 운용자산 37조 달러 이상을 대표하는 600명 이상의 글로벌 투자자가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권장 사항을 지지하고 Financial Sustainability Board와 G20 금융 규제기관에 이를 표준에 통합할 것을 요청했다.
기업은 ESG관련 소통에 있어 모든 보고서의 요구사항 또는 이전의 공개사항이 오해의 소지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누락된 정보에 대해 공개를 하면 합리적인 투자자가 투자 결정을 내리는 전체 정보의 조합이 달라질 수 있다. ESG 정보공개와 관련해서 회사가 ESG 정책에 대해 절반만 사실인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영진은 ESG 경영과 관련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면서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소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사회와 경영진은 주주, 임직원 및 이해관계자들과 주기적으로 ESG경영활동에 대해 소통하여 관련 리스크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조직별로 역할과 책임을 배분하여 운영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 수준의 이사회 제도를 운영하기가 부담스럽다면 경영진이 이사회의 ESG 역할을 대신 수행할 수도 있다.
한국지속경영연구원장 박종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