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공급과 은퇴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보유주택의 자산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 34.1%, 주당 근로시간 18.4시간에서 각각 1.8%p, 6.1% 하락했고 은퇴확률 65.7%에서 1.3%p 상승하는 등 노동공급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에 따른 영향은 남성 근로자가 여성 근로자보다 주택자산 증가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의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가구주가 남성인 경우가 많아 자기 자산으로 등록돼 있는 주택의 가격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질은퇴연령인 72세에 가까워질수록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했으며 상대적으로 임금근로자의 노동감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이 주요 OECD 국가에 비해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실질은퇴연령이 매우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질은퇴연령은 정년퇴직 등이 아니라 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일하지 않고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나이를 말한다.
추가적 분석에서는 주택가격이 과거 3년간의 가격 추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예상 수준보
다 10%p 더 상승할 경우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근로시간이 각각 6.5%p, 6.4% 하락했고 은퇴확률은 4.8%p 상승한 반면 주택가격이 예상한 수준만큼 상승한 경우엔 생애주기 이론이
시사하는 대로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유의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연구 결과 주택 자산가치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우리나라 고령층의 노후가 부동산 경기 변동과 연관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실 과장은 “부동산 자산뿐 아니라 연금소득 등 여러 요인이 노동공급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한국의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높은 편”이라며 “한국의 경우 외국과 비교해서 주택자산 보유비율이 높아 부동산자산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안정, 가계의 보유자산 다양성 확대 등을 통해 가계 보유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고령층의 노동공급도 비교적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으므로 고령층 노동수요와 공급 간 매칭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2006~2018년 중 고령화패널과 주택매매가격지수(한국부동산원)를 결합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됐다. 2006년 기준 55-70세 고령자 3664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주택가격
및 노동공급상황을 추적 조사했으며 주택가격매매지수는 지역별 가격 추이를 파악하고 개인이 응답한 주택가격의 측정방식에 따른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활용됐다.
정 과장은 “최근 집값 크게 상승했고 2019년부터는 부동산가격 상승의 성격이 조금 다르다”며 “금리, 세금, 정책의 영향 등 많은 변화가 있어 현재 부동산시장에 직접적인 대입은 조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