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1월 선거에서 낙태권 옹호하는 후보 찍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여성의 낙태(임신중지)를 막는 미시시피주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고 98쪽 분량의 다수 의견 판결문 초안 전문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인 권리"라며, "법의 기본원칙인 공정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기존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권 분립이 엄격한 미국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 같은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를 비롯해 여성의 출산권을 제한하려는 입법 시도 이후, 행정부 차원에서 낙태와 출산권 공격에 대한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며, "우리는 어떤 결정이 내려진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여성의 권리를 지켜야 하고 유권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낙태권을 성문화하기 위해 상·하원에 더 많은 의원이 필요하다"면서 "해당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앨라배마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그것이 실제 초안이라고 보도 됐지만, 아직 투표수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초안 유지에 충분한 찬성표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로’에 대한 결정이 사생활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공개된 판결 초안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헌법에 보장된 다른 기본권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은 "이것은 미국 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을 구성하는 대법원장·대법관들. 보수와 진보의 각축장이기도 한 이곳은 9명 중에서 6명이 보수 성향이라 ‘보수 절대우위 구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 미 연방대법원 홈페이지>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연방대법원 구성이 '보수 우위'로 재편된 뒤 연방대법원이 작년부터 낙태 가능 기준을 임신 15주로 좁힌 미시시피주의 법률을 들여다보며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한편 이날 폴리티코가 입수해 공개한 의견서 초안에 찬성한 대법관들은 모두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임명했다.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찬성의견을 밝힌 만큼 최종 판결에서도 낙태권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이 작성한 약 98쪽 분량의 초안에는 해당 판결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다수 담겼으며 대법원 내 회람을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이 확정되면 낙태권은 각 주 의회의 결정 사항으로 넘어간다. 현재 공화당 우세인 24개 주에선 임신 15주 이상인 경우 낙태를 금지하는 등 낙태권을 제한하는 법안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또 오클라호마주 등 일부 지역에선 산모 목숨이 위태로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낙태시술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