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팰런 前외환은행장이 2003년말 외환은행의 BIS비율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정책자료집을 통해 "2003년 당시 외환은행 실무자들이 팰런 외환은행장에게 BIS비율을 각각 9%, 9.5%, 10% 세가지 안을 올렸으며 팰런 행장은 9%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불필요한 자본을 외환카드의 대손충당금으로 대폭 돌렸다는 것이 최 의원의 주장이다.
최 의원은 "2003년 11월까지 5000억원 정도였던 외환카드의 대손충당금이 2003년 12월 한 달 동안에만 9000억원 정도가 쌓여 총 1조4000억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외환은행이 부실하다고 판단했던 하이닉스나 SK글로벌 등이 살아나면서 외환은행 내부적으로는 대손충당금을 추가적으로 더 쌓을 수가 없었다"면서 "이는 외환은행이 부실한 은행이 아니라는 의미임에도 불구, 정부는 거짓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감사원의 감사에서는 당시 외환카드가 2003년말 재무제표에서 당기순손실 및 대손충당금을 6000억원 정도로 작성해 외환은행에 보고했던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금액은 금융감독원의 건전성 기준에 충분히 적합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은 "2003년 7월에 열린 두 차례 비밀 대책회의에서 재정경제부 및 금융감독위원회에 해결책을 제시한 곳은 김&장 법률사무소로 추정된다"며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김&장으로부터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어 "외환은행을 론스타 펀드에 넘기기까지는 주주 설득, 정부 동의, 금감위 및 청와대 승인 등 많은 난관이 있음에도 아무런 마찰음 없이 모든 난관을 돌파했다"면서 "금융권 곳곳에 포진된 이헌재 사단의 역할이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은 당시 역할 및 진상규명을 위해 김&장 법률사무소 압수수색 및 이헌재 전 부총리(당시 김&장 고문)를 소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던 근본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엄격한 금산분리정책 때문"이라며 "금산분리 완화와 금융산업의 경영권 방어 및 경쟁력 강화에 대한 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