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물적분할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 마련
모회사 주주 대상 자회사 신주인수권 부여는 중장기 과제로 검토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미흡하면 자회사 상장제한
◆…금융위원회 제공
상장기업이 물적분할할 경우 이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분할된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주는 방안은 중장기 과제로 검토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국정과제 중 하나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방안이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분할되는 회사(모회사)가 신설회사(자회사) 주식을 전부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이다. 기업은 지배주주의 지분 희석 없이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일반주주는 주주권 훼손 및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 결과 모회사의 기업가치(PBR)는 자회사 상장 후 약 3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제공
이에 금융당국은 상장기업의 주주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물적분할을 의결하는 주주총회에서 반대한 주주들은 물적분할 추진 이전의 주가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다수 일반주주가 반대하고 기업가치 하락을 초래하는 물적분할의 경우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이뤄질 수 있어 물적분할 시도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런 사태를 피하려면 기업이 주주보호방안을 마련해 일반주주를 설득하거나, 주주에 대한 악영향이 최소화되는 방식으로 구조개편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해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으나 이번 대책에서는 제외했다. 전문가 의견수렴 결과 신주우선배정은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중‧장기 검토과제로 돌렸다는 설명이다.
신중론의 가장 큰 이유는 물적분할부터 자회사가 상장될 때까지 모회사 주식을 계속 소유한 주주를 가려내기가 곤란하다는 점이다. 상장 직전에 모회사 주식을 사들인 주주에게까지 신주인수권을 줄 경우, 이를 겨냥한 주식 매집 등 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의 이익 보호 문제는 법제화가 아닌 기업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기업은 (신주인수권 외에도)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하거나, 모자회사 주식을 교환하는 등의 주주보호 조치를 채택할 수 있다”며 “추후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추가적인 주주보호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에는 주식매수청구권 외에 공시 강화, 자회사 상장심사 강화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물적분할 시 향후 상장계획, 추진 사유, 주주보호방안을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 이사회 의결 후 3일 내 주요사항보고서에 매각, 구조조정, 상장 등 구체적인 목적을 담아야 한다. 특히 분할 자회사의 상장계획 시에는 예상 일정을 공시하고 상장계획이 변경될 경우 정정 공시해야 한다.
아울러 물적분할 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 노력을 심사하고 미흡한 경우 상장이 제한된다. 이미 물적분할을 완료한 기업에도 강화된 상장심사가 적용된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이번 대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바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공시서식과 거래소 상장기준 개정은 올해 10월까지 완료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은 가급적 연내에 제도개선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내부자거래 사전신고제도 도입 등 여타 국정과제도 9~10월 중 세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