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 오윤선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제공]
토지 등에 관한 재산세 등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당해 토지에 대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두50147 판결, 이하 '대상판결').
대상판결은 표준지공시지가결정 이후 해당 공시지가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과세처분에 대하여 선행처분인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하자가 승계되는지, 그 구속력이 인정되는지, 그 결과 과세처분을 다투면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원칙적으로 하자의 승계를 부정하고 그 구속력을 인정하여 조세소송에서 선행처분인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없다는 종래 대법원의 입장이 유지됨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주었다.
대상판결 사건의 사실관계에 관하여 살피건대, 국토교통부장관은 2015. 2. 25. '표준지'인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표준지공시지가를 결정하였고, 원고는 2015. 3. 18. 강제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토지 등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였다.
피고는 2015. 7. 10. 및 2015. 9. 8.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2015년 귀속 재산세 부과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재산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투었다. 한편 원고는 표준지공시지가결정에 대하여는 이의기간 내에 다투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 하에서 대상판결은,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불복절차를 밟아야 하고, 재산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그 위법성을 다툴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도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 대상판결은, 원심이 원용한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두13845 판결(이하 '대법원 2007두13845 판결')은 '표준지'인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이 사건과 비교하여 '표준지 인근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에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다고 판단한 사안으로, 표준지 인근 토지의 소유자가 토지 등의 수용 경과 등에 비추어 표준지공시지가의 확정 전에 이를 다투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사정 등을 감안하였던 것이므로, 이 사건과 사안이 달라 원용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이 사건 토지의 시가표준액은 표준지공시지가결정에 따라 그대로 정해지는데, 재산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는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감정가액이 시가표준액과 상당히 차이 난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시가표준액 산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도 판단하였다.
종래 대법원은 ①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은 후행처분인 과세처분의 취소소송에서 다툴 수 없고 소정의 이의절차를 거쳐 처분청을 상대로 해당 공시지가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등의 절차에서 다투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도(대법원 1997. 9. 26. 선고 96누7649 판결 등), 대법원 2007두13845 판결에서는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표준지 인근 토지'에 대한 후행처분인 수용재결과 관련한 수용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에서 다툴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반면, 대법원은 ② 개별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은 후행처분인 과세처분의 취소소송에서 독립된 위법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대법원 1996. 6. 25. 선고 93누17935 판결 등).
대상판결은 선행처분인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후행처분인 과세처분의 취소소소송에서 다툴 수 없다는 종전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 대법원 2007두13845 판결 이후에도 변경되지 않았음을 명시적으로 확인하였다.
표준지 소유자가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을 다투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소정의 이의절차나 행정소송 등의 불복절차에 따라 그 공시지가결정 자체를 직접 다투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명시적으로 재확인하여 준 것이다.
이와 같은 대법원의 입장을 고려하여 보면, 사업부지의 취득ㆍ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법인이나 개인은 대상 토지 내지 그 인근 부지에 관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에 대하여 유의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대상 토지가 '표준지'이든 '표준지 인근 토지'이든 불문하고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이 있으면 세금이나 관련 부담금을 감액하기 위하여 공시지가를 낮추거나 반대로 보상금 증액 및 그 밖의 이유로 공시지가를 높여야 할 필요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표준지 소유자 또는 2007두13845 판결의 사안과 동일하지 아니한 표준지 인근 토지의 소유자에 해당하는 경우에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을 다툴 필요가 있으면, 그 후행처분인 재산세부과처분 또는 수용재결 등에 대한 불복절차에 앞서 미리 표준지공시지가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준지공시지가결정에 대한 이의가 있는 경우 그 공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서면으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공시내용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두50147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