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만 수석의 인사협의는 정상적인 업무협의 과정 일환"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인사 교체와 관련된 논란의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응을 자제하던 청와대가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동안은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서 언론과 야당의 몇 몇 의견에 반박해왔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전해철 민정수석과 박남춘 인사수석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전 수석은 16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 전 차관의 인사 교체 사유에 대해 '이백만 수석 등의 인사청탁을 거절해 경질된 것'이 아닌 정무적 수행 능력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전 수석은 "유 전 차관이 인사대상에 포함 된 것은 정무직의 기본 덕목인 조정·설득 능력이 부족해 정무직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 수석은 "특히 유전차관은 민정수석실의 신문유통원 조사과정에서도 정상적인 조사임에도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며 "정무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 교체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이어 "유 전 차관은 신문유통원 사업추진 부진에 정무적인 책임이 있었고 정무직은 6개월간의 업무실적(업무역량, 대외관계, 도덕성 등) 평가를 실시해 1월과 7월의 정기인사에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는 좀 늦어지긴 했지만 정기인사였다"고 강조했다.
유 전 차관이 조정 능력이 부족했음에도 차관으로 기용된 이유에 대해 박남춘 인사수석은 "차관이 될 때는 부하, 상사로부터의 다면평가 등 여러가지 평가를 하는데 유 전 차관은 전체 점수가 2위였는데 1위를 받은 사람이 도덕성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 차관으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장관이 아닌 차관이 책임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전 수석은 "유 전 차관이 지난 2월에 차관이 되었고 3월에 문광부 장관이 바뀌었다"며 "장관에게 전혀 책임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생각할 때 3월에 장관이 교체되고 이 문제(신문유통원)가 부각된 것이 3∼5 월이다. 3월에 취임한 분이 거기에 책임을 어떻게 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리랑 TV 부사장 인사에 대해 전 수석은 "이백만 홍보수석이 유 전 차관과 인사 협의를 한 것은 홍보수석으로서 소관부처 간부와의 정상적인 업무협의 과정의 일환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 수석은 이어 "아리랑TV 같은 경우 이 수석이 미디어 정책을 주관하는 수석이란 점을 감안하면 부서 인사권을 가진 사람과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양정철 비서관이 유 전 차관과 인사협의를 한 것에 대해선 "이 수석이 추천을 하니 관계되는 수석실 사람(양 비서관)도 같이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며 "이 수석 판단에 K씨가 부사장직에 적절해 보였지만 (유 전 차관과)이견이 있어 양 비서관이 유 전 차관에게 이야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협의와 인사청탁의 차이에 대해 전 수석은 "몇 차례 조사한 것이 있는데 인사 청탁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라며 "사적이고 금전, 개인의 특별한 연고(학연·지연), 개인적으로 알게된 사유에 의한 경우는 인사청탁으로 보고 업무와 관련해 알게된 것이라면 인사협의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남춘 인사수석은 대통령 인사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수석은 "언론이나 야당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합법적이지 않다"며 "명확한 근거가 없음에도 의혹을 제기하는데 대통령의 인사권은 절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은 "언론이 보기에 부적절하게 임명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 대해 항상 눈 크게 뜨고 지켜보고 문제가 있을 때 문제점을 제기해주면 된다"면서 "아울러 국회에는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가 있다. 이런 것을 통해 부적절한 인사에 대해 향후 어떤 성과를 냈는지, 세금을 축내진 않았는지 집중 감사해야 한다. 임명부터 뭐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 수석은 이날 간담회 배경에 대해 "정무직 인사의 배경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적극적 설명을 자제했지만, 이 사안이 인사청탁 및 정치공세로 변질되고 있어 유 전차관 조사 배경과 결과를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