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대통령 인사권 흔들기..청문회 거리낄게 없다"
양정철(楊正哲)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7일 유진용(劉震龍)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과 관련한 '인사청탁' 의혹에 대해 "아리랑 TV 부사장 자리를 두고서 이백만 수석과 내가 (유 전 차관과) 통화한 적이 있다"며 "협의한 인사는 홍보수석의 고향후배가 아니고,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람을 사적으로 부탁하는 형식이 아니었으며 관련 수석과 비서관들이 함께 상의해서 추천을 했다"고 밝혔다.
양 비서관은 이날 인터넷매체인 오마이뉴스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아리랑 TV 부사장직 '인사청탁'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히면서 "정상적인 인사협의를 청탁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 석자 걸고 당당히 진실가립시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이 기고문은 이번 논란이 발생한 이후 양 비서관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나서 밝힌 입장이다.
양 비서관은 "그러나 난색을 표한 것은 유 전 차관이 아니라 사장이었다"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없던 일로 됐다. 왜냐하면 아리랑 TV 부사장은사장이 임명권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보수석실의 '인사추천'에 대해 "임명권자와 상의하기 전에, 아리랑 TV 주무 감독기관인 문화부와 문화부의 감독기관인 청와대가 단순히 추천할 사람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런 일을 갖고 통화하는 과정에서 유 전 차관은 이 수석에게나 저에게 강한 반대의사를 표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거친 표현이 오간 사실도 없다"며 "본인이 그리 강한 문제의식과 반대의사를 갖고 있었다면 그때 왜 당당하게 지적을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으며, 이제 와서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인사추천 내지 협의를 청탁이라고 말한다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자리 인사가 있을 때 문화부에서 다른 부처에 있는 유 전 차관의 고시 동기를 천거한 적도 있고, 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추천으로 받아들였으며 그런 경우는 매우 많다"며 "누가 하면 추천이고 청와대가 하면 청탁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유 전 차관에게 '배째드리지요'라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 양 비서관은 "유 전차관과 여러 일로 여러 상의를 했지만 한 번도 거친 표현이 오간 일은 없다"며 "인사문제 통화에서 제가 특정인을 놓고 협의하면 유 전차관은 '잘 상의해서 연락드리겠다'는 수준의 대화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 비서관은 이어 "소설같은 이야기로 비열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헛소문"이라며 "80년대 '운동권이 성(性)을 혁명도구화 한다'는 고약한 루머 이래 최악의 유언비어"라며 소문의 진원지를 밝혀야 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국회청문회 개최 주장과 관련, 그는 "거리낄 게 없다"며 "다만 야당도 자신이 있으면 면책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진실을 가리는 장으로 나와야 한다. 면책특권 뒤에 숨어 무책임한 정치공세나 한다면 비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 전 차관의 교체 사유로 신문유통원 파행 책임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차관을 지낸분이 7백여명에 이르고, 그 가운데 6개월을 채 못하고 떠난 분이 1백여명이 넘는다"며 "6개월만에 차관 물러난 것이 기사가 되고 개인적 불만이 되는 경우는 정부 수립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명백한 대통령 인사권 흔들기"로 규정, "나라가 이런 식으로 간다면 앞으로 대통령은 장.차관을 쓸 때 뿐 아니라 그만두게 할 때에도 교체사유를 적시해 여론의 검증을 받아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임면동의제 하란 말인가. 세상 어느나라 대통령이 그렇게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