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처남 권기문씨가 직장에서 초고속 승진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권기문 씨는 노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남동생이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25일 "권 씨가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반 만에 1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 사실상 정부의 은행인 우리은행의 지방 지점장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단장급으로 초고속 승진 발령 받았다"며 대통령 친인척 인사 비리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권 씨는 지난 1973년 한일은행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했지만 승진은 비교적 늦어 참여정부 출범 전까지 범천동 지점장(M4)으로 재직했으나, 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단 3년 만에 부산경남 2기업영업본부 지점장(M3), 우리은행 LA지점 조사역(M2),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부장(M2)을 거쳐 우리 금융지주 단장(E-1)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권씨가 지난 1973년에 입사한 한일은행은 1999년 상업은행과 합병돼 한빛은행이란 이름을 쓰다 2002년 우리은행이 됐다.
김 의원은 "권 씨는 2004년 4월 11일 우리 은행 LA 지점 '조사역'으로 보직을 받았지만 사실 이 직책은 권씨의 승진을 위해 급조한 자리로 LA 지점에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자리였다"며 "단지 해외 파견 업무가 임원 승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새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2005년 주택금융사업단 부장으로 승진 발령받을 때에도 기존에 1명이었던 주택금융사업단 부장을 3명으로 늘려 승진인사를 단행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여러 정황을 볼 때 권씨는 정부에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은행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며 "정부 공기업인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78%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권씨의 승진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우리 은행은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권 씨의 초고속 승진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려 했다"며 "대통령 친인척 인사 관련 문제는 깨끗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만큼 청와대 민정 수석실은 권 씨의 의혹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