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판돈 2천억원대의 사설 카지노를 차려놓고 도박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판돈 2천억원대의 무허가 카지노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로 카지노 운영자 김모(3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알선책, 딜러, 문방(감시조) 등 도박장 조직원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주부, 회사원, 유치원 원장 등 현장에서 도박을 하다 검거된 4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운영자 김씨는 작년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13층 건물 5층에 150평 규모의 무허가 카지노를 차린 뒤 카드게임인 '바카라'로 판돈 2천175억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여 딜러수수료 등 명목으로 1천3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 도박을 하다 적발된 이들은 회사원, 택시기사, 자영업자, 건축업자 등으로 다양한 가운데 19명은 주부, 유치원 원장 등 40~50대 여성들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주부 가운데는 도박에 중독돼 재산을 탕진하고 남편과 이혼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자 김씨는 건물 외부에 5대, 내부에 8대의 CCTV를 설치해 출입자들을 감시하고 단속시 시간을 끌어 도박자들을 7층에 있는 여관으로 도망시키기 위해 입구에 30cm 간격으로 3중 철문을 설치해 놓는 등 단속에 철저한 대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도박으로 1천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하고도 본인 명의로 재산을 등록해 놓지 않아 세금을 포탈해왔으며 고급 외제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가정집 등을 개조한 소규모 사설카지노는 더러 적발됐지만 시설을 제대로 갖춘 대규모 사설카지노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판돈도 국내 최대 규모"라며 "운영자들의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조직폭력배와 연계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