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오는 29일 근로장려금 일괄 지급
매년 늘어나는 장려금 지급 대상자
장려금 민원에 세무서 '몸살'.. "이게 국세청 업무인가" 호소
국세청 "민원 발생 여지를 없애는 것이 최선의 방법"
◆…지난 5월 서울의 한 세무서에 마련된 근로장려금 신청 도움 창구. 5월에 신청한 근로장려금은 오는 29일 일괄 지급될 예정이다.
근로장려금 지급일이 코 앞에 다가오면서 세무서에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급 후 빗발칠 민원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작년엔 줬는데 올해는 왜 안주냐", "왜 작년보다 적게 주냐", "옆집 사람은 나보다 잘 사는데 더 받았다더라" 등 매년 레퍼토리도 비슷하다. 세무서 직원들의 기피 업무 1순위로 떠오른지 오래지만, 특별한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동신청이나 안내를 통해 잡음을 최대한 적게 만드는 게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소득이 적은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근로장려금 제도는 2009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국세청은 근로장려금 지급 업무를 담당할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 3000여명에 이르는 신규 직원을 채용했다. 현재는 장려금 신청 대상자가 확정되면 세무서 마다 인원이 할당돼,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 전체 직원이 공평하게 나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도입 당시 근로장려금은 1년에 한 번 지급됐다. 하지만 지급대상자의 편의를 위해 2019년부터 1년에 두 번 나눠서 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5월에 신청을 하면 9월에 받았는데, 원하면 반기로 쪼개 12월(9월 신청)과 6월(3월 신청)에 나눠 받을 수 있게 된 것. 기한 후 신청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1년 내내 근로장려금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세무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급 조건이 갈수록 완화되면서 대상자와 실제 수급자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09년 제도 시행 당시 60만여 가구였던 수급자는 지난해 436만여 가구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오는 29일 정기 근로장려금을 일괄 지급할 예정이다. 현금으로 받거나 지급에 문제가 있는 인원을 제외하곤 대상자 모두 계좌로 장려금을 지급받게 된다.
"세무서 직원들은 감정노동자".. 극한의 '환수' 업무
세무서 직원들은 장려금 업무를 기피하는 이유로 '막무가내' 민원을 꼽는다. 일 자체는 힘들지 않지만, 사람 상대하다 에너지를 전부 소진한다는 것. 세금 징수에 대한 민원과는 또 다른 성격의 민원에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한 세무서 직원은 "근로장려금 업무는 전산으로 다 계산되기 때문에 어려운 건 없는데, 민원인 상대하는 게 힘들다. 장려금 대상에서 갑자기 제외되면, 왜 제외됐냐고 민원이 오는데, '옆집은 나보다 잘 사는데 받았다', '힘든데 왜 안 나오냐' 등 난리가 난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못 하는 분들이 있어서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려금이 안 나오면 안 나왔다고, 또 덜 나오면 덜 나왔다고 와서 화를 낸다. 세무서 직원들은 진짜 감정노동자다. 이러한 민원을 다 참고 견뎌야 한다"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환수'에 대한 민원이 제일 무섭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직원은 "장려금 신청이나 지급에 대한 민원보다 환수에 대한 민원이 너무 힘들다. 아무래도 돈을 줬다 뺐는 거라 사람들이 민감하다. 꼼꼼하게 확인하지만, 사람이 하는 업무다 보니 잘 못 지급돼 환수가 결정되는 인원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환수 업무가 너무 힘들다 보니, 가끔은 다음 장려금 지급에서 차감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마를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장려금 업무가 국세청 소관인 것 자체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직원도 있다.
한 세무서 직원은 "장려금은 복지 업무인데 왜 징세기관인 국세청에서 담당해야 하는지 매년 의문이 든다. 다른 부처에서 담당하도록 이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국세청 "민원 발생 여지 없애도록 노력할 것"
국세청에서도 물론 장려금 민원에 의한 세무서 직원들의 고충을 인식하고 있다. 국세청은 직원들의 전화 민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장려금 전용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다각도로 고심 중인 국세청은 장려금 민원 자체에 대응하기보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국세청 근로장려금 담당자는 "장려금 관련 민원은 직원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배포하기 보다, 민원이 발생할 소지를 최대한으로 적게 만드는 것이 좋은 방식"이라며, "올해 자동신청제도를 도입해 시기를 놓치는 분들이 없도록 조치를 했고, 이동통신사들과 협의해 장려금 문자가 신고 기간에 스팸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신청해놓고 9월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받기를 원하시기도 하고, 그렇게 하는 게 민원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법정기한 보다 한 달을 단축해 장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것들이 다 일선에 발생하는 민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며, "민원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직원들에겐 사전 예방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민원 발생 여지를 없애 아예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년엔 줬는데 올해는 왜 안주냐", "왜 작년보다 적게 주냐", "옆집 사람은 나보다 잘 사는데 더 받았다더라" 등 매년 레퍼토리도 비슷하다. 세무서 직원들의 기피 업무 1순위로 떠오른지 오래지만, 특별한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동신청이나 안내를 통해 잡음을 최대한 적게 만드는 게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소득이 적은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근로장려금 제도는 2009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국세청은 근로장려금 지급 업무를 담당할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 3000여명에 이르는 신규 직원을 채용했다. 현재는 장려금 신청 대상자가 확정되면 세무서 마다 인원이 할당돼,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 전체 직원이 공평하게 나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도입 당시 근로장려금은 1년에 한 번 지급됐다. 하지만 지급대상자의 편의를 위해 2019년부터 1년에 두 번 나눠서 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5월에 신청을 하면 9월에 받았는데, 원하면 반기로 쪼개 12월(9월 신청)과 6월(3월 신청)에 나눠 받을 수 있게 된 것. 기한 후 신청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1년 내내 근로장려금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세무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급 조건이 갈수록 완화되면서 대상자와 실제 수급자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09년 제도 시행 당시 60만여 가구였던 수급자는 지난해 436만여 가구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오는 29일 정기 근로장려금을 일괄 지급할 예정이다. 현금으로 받거나 지급에 문제가 있는 인원을 제외하곤 대상자 모두 계좌로 장려금을 지급받게 된다.
"세무서 직원들은 감정노동자".. 극한의 '환수' 업무
세무서 직원들은 장려금 업무를 기피하는 이유로 '막무가내' 민원을 꼽는다. 일 자체는 힘들지 않지만, 사람 상대하다 에너지를 전부 소진한다는 것. 세금 징수에 대한 민원과는 또 다른 성격의 민원에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한 세무서 직원은 "근로장려금 업무는 전산으로 다 계산되기 때문에 어려운 건 없는데, 민원인 상대하는 게 힘들다. 장려금 대상에서 갑자기 제외되면, 왜 제외됐냐고 민원이 오는데, '옆집은 나보다 잘 사는데 받았다', '힘든데 왜 안 나오냐' 등 난리가 난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못 하는 분들이 있어서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려금이 안 나오면 안 나왔다고, 또 덜 나오면 덜 나왔다고 와서 화를 낸다. 세무서 직원들은 진짜 감정노동자다. 이러한 민원을 다 참고 견뎌야 한다"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환수'에 대한 민원이 제일 무섭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직원은 "장려금 신청이나 지급에 대한 민원보다 환수에 대한 민원이 너무 힘들다. 아무래도 돈을 줬다 뺐는 거라 사람들이 민감하다. 꼼꼼하게 확인하지만, 사람이 하는 업무다 보니 잘 못 지급돼 환수가 결정되는 인원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환수 업무가 너무 힘들다 보니, 가끔은 다음 장려금 지급에서 차감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마를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장려금 업무가 국세청 소관인 것 자체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직원도 있다.
한 세무서 직원은 "장려금은 복지 업무인데 왜 징세기관인 국세청에서 담당해야 하는지 매년 의문이 든다. 다른 부처에서 담당하도록 이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국세청 "민원 발생 여지 없애도록 노력할 것"
국세청에서도 물론 장려금 민원에 의한 세무서 직원들의 고충을 인식하고 있다. 국세청은 직원들의 전화 민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장려금 전용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다각도로 고심 중인 국세청은 장려금 민원 자체에 대응하기보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국세청 근로장려금 담당자는 "장려금 관련 민원은 직원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배포하기 보다, 민원이 발생할 소지를 최대한으로 적게 만드는 것이 좋은 방식"이라며, "올해 자동신청제도를 도입해 시기를 놓치는 분들이 없도록 조치를 했고, 이동통신사들과 협의해 장려금 문자가 신고 기간에 스팸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신청해놓고 9월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받기를 원하시기도 하고, 그렇게 하는 게 민원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법정기한 보다 한 달을 단축해 장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것들이 다 일선에 발생하는 민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며, "민원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직원들에겐 사전 예방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민원 발생 여지를 없애 아예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