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도탄에 빠져가…합목적적이라도 절차 중요"
"민주당 10월 국정감사 매진, 결과 따라 한동훈 탄핵 여부 결정…홍익표 전략 알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최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등 윤석열 정부의 부실 인사 검증 논란과 관련 법무부 인사 정보관리단을 향해 대통령의 심기 검증만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11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은 의식하지 않고 오늘날 민주주의가 이렇게 도탄에 빠져간다"며 "민주주의라는 것은 아무리 합목적적이라도 절차가 중요하다. (인사) 검증을 민정수석실에 있던 것을 법무부에서 가져갔는데 대통령이 '이 사람 꼭 시켜야겠다' 하면 갖다 해버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관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최근 임명에서 부결된 이균용 후보자와 각종 장관 후보자들에 지적된 문제점이 유형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을 주요 보직에 쓸 때는 대개 비슷한 문제가 나오게 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전 국정원장은 "그분들의 사고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아니냐"며 "뭐든지 성공하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한 장관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기계적으로 자료 수집만 하고 정무적 판단은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진짜 한동훈 장관답다. 오리발 잘 내니까 수사하는 검사장이 자기 핸드폰 비밀번호 안 열어준다. 지금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사 검증을 할 때는 기본적인 200가지의 질문 사항을 준다. 그것만 해봐도 다 나온다"며 "그것 자체도 안 하고, 검증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대통령이 과연 이분을 꼭 장관을 시켜야 되느냐 이 심기 검증만 해버린다"고 재차 지적했다.
또 박 전 국정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 한동훈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추진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보통이 아니다. 제대로 전략을 안다"며 "10월 달 국정감사는 어차피 야당 민주당 타임이기 때문에 초점을 흐리지 말고 국감에 매진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한 장관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시간을 벌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더라도 헌재에서 인용이 되지 않으면 복귀한다"며 "복귀가 총선 때가 되면 한동훈 장관이 총선으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딱 타이밍을 맞춰서 할 것 같다. 그리고 한 장관은 여기에서 가장 큰 데미지를 입었다. 민주당이 죽어도 총리인준을 안 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동훈 장관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국회로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박탈당할 수 있고 또 국무총리는 죽었다 깨나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인사 검증 시스템 관련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의 추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1차 검증'→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2차 검증'→ '대통령 임명' 구조인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지난해 6월 출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