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중동 리스크 전개양상과 정책 여건 불확실성에 변동성 확대 불가피”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미국 신용등급 강등(Fitch) 과정에서 지목된 재정적자 우려를 시작으로 재무부의 국채발행 확대 계획, 일본은행의 YCC 유연화 등이 맞물리며 美 장기채 투자심리는 악화됐다.
이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점도표·성장률 전망치 상향,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 인정 발언과 견조한 고용·소매판매 등 美 경제지표 호조로 장기금리 상승세가 지속됐다.
아울러 미국채의 주요 투자주체였던 일본과 중국의 매수세 감소와 연준의 양적긴축(QT)에 따른 수급여건 악화, 헤지펀드의 美 국채선물 대규모 매도 등에 약세 폭이 확대됐다.
최근 장기금리 급등세로 인해 연준 내에서 추가 인상 없이도 긴축 수준이 강화됐다는 의견들이 제기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현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증대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지만 국채금리 상승이 경제활동을 더욱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연준은 추가 통화긴축에 좀 더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또 9월 FOMC의사록에서도 추가 인상 신중론이 언급되는 등 연준의 매파적 색채가 다소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통화정책 또한 물가 목표 진입 시점 지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준금리는 충분히 긴축적이라는 이창용 총재 발언과 근원물가의 기조적 둔화 흐름 등을 감안 시 추가 금리인상보다는 긴축 장기화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불안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병원 폭격이 발생하며 갈등 심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주변 산유국으로의 확전 우려와 중동에 대한 국제 제재 강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전쟁 발발 직후에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금리 하락 요인이 우세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갈등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국채발행 우려가 재부각되며 글로벌 장기금리도 재차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중동전쟁 시의 원유 수급 악화 경험 등을 고려 시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당분간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 국면은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통방문에서는 국내 경제의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나 수출 부진 완화로 완만히 경기가 개선되는 가운데 금년 성장률은 8월 전망치(1.4%)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통방문 내 지정학적 리스크·긴축 장기화 영향으로 성장 경로가 하향될 수 있는 점을 추가했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최근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기조적 물가 둔화흐름은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단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및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따른 물가 상방 리스크로 인해 인플레이션의 목표 수렴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포워드가이던스 변화를 통해 향후 경제의 상/하방 불확실성 모두 높음을 강조했다. 금번 회의에서는 성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리 인하 옵션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1명), 물가위험 확대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강화됐다는 의견(5명)으로 이견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한국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금융상황지수,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이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 충분히 긴축적 통화정책 영역에 있는 것으로 봤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해 여전히 미시적 정책을 우선시해 대응할 단계임을 언급했으며 부동산 PF의 경우 시스템리스크로 번지지 않은 채 완만히 조정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미국의 중립금리 상향과 재정건전성 우려 등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국내 환경이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하며 최근의 한-미 장기금리의 동조화 현상에 대한 경계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