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18일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한 전군표 국세청장이 오늘(25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全청장은 이주성 前국세청장의 돌연사퇴로 국세청 조직 전체가 흐트러질 위기에 처했을 당시 제16대 국세청장에 취임, 안으로는 조직을 추스르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따뜻한 세정'을 기치로 내걸고 참여정부 후반기 세정을 차질 없이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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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국세청 위상을 세계 중심에 세워
지난 100일 동안 전군표 국세청장이 이뤄놓은 업적 중 단연 발군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활발한 조세외교로 국세청의 위상을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세워 놓았다는 것이라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전 청장은 9월 13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된 OECD국세청장회의에 앞서 한·미 국세청장회의와 한·加 국세청장회의를 잇달아 가지는가 하면, 중국 국세청장 및 OECD사무국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지는 등 발빠른 조세외교일정을 소화했다.
취임 100일을 맞는 25일 현재에도 한·중 국세청장 정례회의를 갖기 위해 중국을 방문, 중국 현지에서 증치세 환급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는 국내기업들을 위해 중국 과세당국을 설득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의 거리낌없는 정면돌파식 대인관계는 한·미 국세청장회의를 거치며 마크 에버슨 미국 국세청장을 감화시켜 이내 친구로 만들었으며, 별다른 실적이 없는(?) OECD국세청장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서울선언'을 채택하는 실질적 회의체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 '따뜻한 세정'의 기치는 조사행정으로 이어지고
오랜 조사행정경험을 갖고 있는 전군표 청장이 대외적으로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따뜻한 세정'이다.
과거의 정도세정, 선진세정, 공정·투명·신뢰세정, 열린세정에 이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형용사인 '따뜻한'을 처음으로 세정에 접목시킨 것.
세금이나 세정이 따뜻할 리 만무하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납세자 입장을 헤아린다면 충분히 납세자를 감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오랜 조사행정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따뜻한 세정구현의 일환으로 조사대상과 조사기간을 20% 줄일 것을 약속했으며, 구체적 실행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해 조사조직의 요원을 672명이나 축소시키기도 했다.
이와관련 국세청의 한 간부는 "조사축소에 따라 납세자들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보다 질에 치중하는 조사를 지향하고 있으며, 악의적 탈세자에게는 범칙처리기준 적용을 엄격히 하고 고의적·지능적 탈세에 대해선 그 어느 때보다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인사는 공평하게…회의는 짧게
국세청에서 30년 가까이 몸담아 오면서 전군표 국세청장이 가장 큰 핸디캡으로 느낀 것은 출신지역에 대한 약점.
전통적으로 영·호남이 분점해 왔던 국세청 조직에서 강원도 삼척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돈 없고 연줄 없는 강원도 촌놈'이라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에 오기까지, 그는 늘 지역적 약점을 극복하는데 남다른 힘을 들여야 했다.
그래서였을까. 인사에 있어 그는 강원도 출신 청장답게 임용구분, 학연, 지연의 벽을 허물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현재 국세청에서는 김호기 대구국세청장(강원 강릉), 허병익 법인납세국장(강원 강릉), 김기주 감사관(강원 명주), 김명섭 조사1과장(강원 원주), 김창섭 서울청 조사4국장(강원 춘천고)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강원도 시대'를 전개하고 있다.
그는 또 '하위직에서 시작해도 최고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취임사에서 예고한 대로 9급 출신의 박찬욱 국장을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임명, 국세청직원의 87%를 차지하는 8·9급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또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의 한 축은 '회의 문화'. "전 청장은 회의시간이 길어 부담스러워 하는 간부들의 의중을 파악, 모든 회의는 1시간 이내에 마치고 있다"고 국세청의 한 간부가 귀띔했다.
■ 국민 개납(皆納)시대 열기 위해 한 걸음씩 전진
전군표 국세청장이 갖고 있는 가장 간절한 꿈은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기업이나 부유층이 존경을 받고, 국민 개납정신에 부합하게 가급적 많은 국민이 적은 금액의 세금이라도 내는 성숙한 납세문화"를 만드는 것.
이와 관련 그가 가진 철학은 "세금은 사회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가는 동안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회비'와 같은 것"이라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일반 국민과 납세자가 오해하기 쉽거나 인식이 낮은 분야에 대해 세금의 취지와 목적을 알기 쉽게 설명한 자료를 만들어 적극 홍보하는 '세금바로알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것으로 평가되는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주어진 큰 장점은 마치 임기를 보장받은 청장처럼 '참여정부 후반 세정'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
얼마 남지 않은 참여정부 집권기 동안 뚜렷한 이유 없이 국세청장을 교체하기는 인사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그가 표방하고 있는 '따뜻한 세정'을 재임기간동안 어떻게 완성하느냐가 '전군표 국세청號'의 성공 열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