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 '글로벌 스탠더드 규제개선' 건의집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5단체는 한국의 기업세제 관련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도심 일대 주요 기업체 건물들.(사진 연합뉴스)
경제계가 기업세제(법인세 등) 관련,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정부에 공동건의한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5단체는 지난 2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글로벌 스탠더드 규제개선 공동 건의집'을 발간했다. 이들 단체는 "해당 건의집이 기업 제도 개선방안 마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각 부처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법인세, 복잡한 과표구간 유지하고 있어"
◆…(자료 한국경제인협회)
경제 5단체는 현행 4단계로 이루어진 법인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은 단일세율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24개국은 단일세율 체계를, 11개국은 2단계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6.4%(지방세 포함)로, OECD(23.1%)와 주요 7개국(G7, 26.3%) 평균을 웃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법인세제가 글로벌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 5단체는 "법인세를 재분배 정책수단으로 삼는 것을 지양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개편해야 한다"며 법인세의 과표구간을 단순화하거나, 최고세율을 낮추는 안을 제안했다.
"과도한 상속세, 기업투자 위축시켜 경제성장 제약"
◆…(자료 한국경제인협회)
징벌적인 상속세 부담도 완화해야 한단 목소리다. 경제 5단체는 "최고세율의 경우 국내 상속세는 50%로 높은 데다가, 우리나라는 최대주주의 지분 상속시 20%를 가산하는 최대주주 할증과세 제도가 있어 실제 상속세율이 60%에 달해 기업승계 부담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상속세 과세방식도 문제 삼았다. OECD 회원국 중 24개국은 상속세 과세가 이루어진데 반해, 14개국은 상속세가 없다. 게다가 상속세 과세 24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4개국만이 '유산세 방식'을 택하고 있다. OECD 회원국 다수는 각자 상속받은 재산을 과세기준으로 삼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상속세를 매긴다.
경제 5단체는 "과중한 상속세는 소득재분배 정책효과보다 기업 투자와 개인소비를 위축 및 경제성장을 제약한다"며 "단기적으로 현행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자본이득과세 제도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본이득과세는 생전에는 높은 소득세율로 과세하면서 무상 이전되는 자산에 대해서 과세하는 것인데, 부모가 1000원에 자산을 산 후 1500원에 이를 자식에게 넘기면 차액인 500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는 구조다.
경제 5단체는 또 주요국의 전략산업 지원정책과 국내 세액공제 정책 현안을 비교하며 "현재 세액공제 지원만 받는 국내 기업들이 보조금까지 추가로 지원받는 외국 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지원과 세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제 5단체는 건의집에서 주요 7개국(G7)과 동일하게 100% 완전 모자회사 관계에 한해 다중대표소송을 인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공정거래 부문에선 대기업집단 법제와 지주회사 관련 규제를 재검토하고, 과도한 배임죄 처벌 조항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