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만기 10조원으로 손실 5조원대 전망
3년 만기 상품 올해 도래하면서 원금 손실↑
◆…자료사진=연합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2일까지 1067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으며 전체 손실률은 50.7%로 집계됐다. 일부 상품에서는 최고 52.1% 손실률도 확인됐다.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3년 전 발행한 홍콩H지수 ELS의 최종 손실률이 각각 48.6%, 48.1%을 기록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ELS는 일정 범위 내에서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가 예측대로 움직일 경우 약속된 이자를 지급받는 상품이다.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가입 당시의 70%를 넘으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으며 반대로 70%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문제는 올해 3년 만기가 도래하면서 원금 손실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만기가 도래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은 2021년 홍콩H지수가 고점이던 당시에 판매된 상품이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최근에는 5500선을 오르내리면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에 원금 대비 손실비율도 48~52%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이 19조300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이 집중돼있다. 홍콩H지수가 이례적으로 폭등하지 않는 한 손실 규모는 5조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원금 손실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올해 12일까지 5대 은행에 접수된 홍콩 ELS 관련 전체 민원 건수는 1410건에 이른다. 이들은 ELS가 고위험 상품임에도 가입 시 설명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8일부터 12개 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향후 민원조사 등을 통해 사안을 가려내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