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역적 동맹 중요해 中 압박 불확실
中, 미국의 후티 공격으로 '무임승차' 선호
후티, 공격 자제에 대한 요청 전달 받지 못해
◆…화물선 '갤럭시 리더'가 후티 반군 보트들에 둘러싸여 있다. 2023.11.20 사진=로이터통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후티 반군을 자제하도록 이란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소식통은 최근 중국 베이징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여러 차례 회의에서 중국은 이란 측에 후티의 공격을 자제시키지 않으면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며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공격해왔다. 선박 통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중국 수출업계도 운송 지연과 비용 증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중국의 입장은 '우리의 이익이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입을 경우 이란과의 무역 관계에 영향이 미칠 것이다. 그러니 후티 반군에게 자제를 요청하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과의 무역 관계가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를 잘 아는 한 외교관은 이란이 중국의 요청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란의 소식통은 이란과 중국의 관계가 긴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란의 지정학적 결정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10년 간 이란의 최대 교역국일 정도로 이란에게 있어 중요한 국가다. 그러나 이란은 고려해야 할 다른 우선순위가 있다면서 이란의 대리세력으로 알려진 예멘의 후티 반군,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등 지역적 동맹국들이 이란의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란의 소식통들은 강조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의 통치자들이 가자지구 전쟁과 후티 반군 공격에 대해 미묘한 전략을 채택해야 했으며 결국 이란은 동맹국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란이 후티 반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후티 반군에 대한 통제력을 어느 정도 부인하는 동시에 반이스라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스는 중국이 이란에 잠재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러 이유로 중국은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꺼려왔다고 지적했다.
바에스는 "중국은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해 전면적인 통제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후티 반군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는 데 '무임승차'하기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모하메드 압둘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25일 이란으로부터 공격 자제에 대한 어떠한 요청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습을 비난했고 예멘을 지원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중국의 요청을 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