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게임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게임 인허가 공무원과 정치권 인사에 이어 단속기관인 경찰 공무원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행성 게임비리 특별수사팀은 13일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 김모 경정이 게임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잡고 이날 체포해 조사중이다.
검찰의 게임비리 수사가 올 8월에 시작된 이후 서울에서 경찰 간부의 비리 연루 혐의가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최근 조사에서 김 경정이 2003년 11월부터 작년까지 사행성 게임기 '백경' 판매업자에게 경찰 단속정보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1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이날 소속 경찰서에 정상 출근해 근무 중이던 김 경정을 연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정은 수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김 경정의 혐의사실을 입증할 단서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김 경정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게임 판매업자 임모씨의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그러나 임씨는 사행성 게임기를 판매한 혐의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김 경정과 대가성 금품거래를 했다는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정동채 열린우리당 의원의 전 보좌관 Y씨가 상품권 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이르면 주중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Y씨는 2000년 5월 정 의원의 보좌관직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이 사행성 게임을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에서 통과시켜 주겠다며 게임업자로부터 700만원을 받은 문화관광부 사무관 전모(50)씨를 지난주 말 구속하는 등 게임비리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에 대한 사법처리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Y씨는 오래 전에 본 의원실에서 퇴직했고 2002년 대선과 관련해 정치적 행보를 달리했다. 그 이후로 Y씨와 통화한 사실이 전혀 없는 만큼 본 의원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거론되는 내용과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인쇄 비용을 감액하지 않는 대가로 인쇄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청구된 상품권업체 안다미로 영업본부장 이모씨의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측은 "피의자는 범행을 자백하고 있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