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추병직 건교장관, "책임 회피하지 않겠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8·31 부동산 대책 등 실패론이 제기되면서 당시 부동산 정책 입안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포장을 받은 공무원들의 서훈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부동산 가격급등세를 부추긴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 소위 '부동산 정책 핵심 3인방'에 대한 문책을 가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까지 제기되는 등 확산일로다.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은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8·31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수여된 훈장과 포장·표창 등 일체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정진석 국민중심당 원내대표도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정부는 8·31부동산대책을 입안한 공무원들에게 무더기로 훈·장 등을 주고 승진까지 시켰다"며 "국민의 재산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이들의 책임을 묻기는커녕 훈·포장 잔치를 벌인 것은 있을 수 없는일"이라며 당장 훈장 등을 취소·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올해 초 지난해 수립한 8·31 부동산 대책이 성공적으로 입안됐다고 판단, 당시 정책입안에 참여했던 김용민 재경부 세제실장(현 조달청장), 전군표 국세청 차장(현 국세청장) 등 30여명에게 훈장과 포장, 표창장을 수여,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오영식 의원은 "(추 장관의) 신도시 발표는 관련부처나 당정간의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적으로 이뤄져 또 다른 혼선과 투기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많다"며 부동산 정책팀 개편에 힘을 실었다.
같은 당 정덕구 의원도 "(정부가)결과적으로 5000만 국민을 부동산 게임에 초대해 정책을 찔끔거리다 시장에 농락당했다"며 답변자로 나선 추병직 장관에게 "로데오게임에서 결국 어떻게 떨어지느냐가 중요한데 어떤 모습으로 떨어지고 싶나"라고 묻는 등 직격탄을 날렸다.
이 날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쏟아지는 국회의원들의 사임압력에 곤욕을 치렀다. 추 장관은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 시장상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대해 주무장관으로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신도시 개발과 관련한 발표도 의도와 다르게 사회적 물의가 발생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국회의원들의 사임압력성 질의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추 장관은 결국 "사퇴하지 않겠느냐?"고 물은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의 질의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해 자진사퇴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