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세법의 경우 장기간 방치하면서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세율적용구간이 현실에 맞지 않아 일부 계층이 부당한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법·제도상 금액기준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 등의 시대여건 변화를 방영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된 법제도 때문에 중소기업이 대기업수준의 부담을 지거나 중산층이 고소득층의 세금을 내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세법상 소득계층을 구분하는 기준이 1995년 이후 11년째 유지되면서 실질소득이 입법당시 기준으로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속하는 소득계층의 일부가 각각 중산층과 고소득층에 해당되는 고세율을 적용 받고 있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1995년 이후 과세구간을 조정하는 대신 소득세율을 '1000만원 이하'(10%→9%→8%), '1000만원 초과 4000만원 이하'(20%→18%→17%), '4000만원 초과 8000만원 이하'(30%→27%→26%), '8000만원 초과'(40%→36%→35%)로 구분해 인하하고 있지만 근로자의 소득상승에 비해 준조세 비소비지출의 상승률이 높아 과세구간의 기준금액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1995년 이후 지금까지 도시근로자의 소득은 70.9%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세금과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준조세 성격의 비소비지출은 160.3% 급증해 가계부문의 소득증가 체감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이 45.9%에 달한 점을 감안해 과세구간의 기준금액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특례기준도 17년 전 기준이 적용돼 오히려 하향조정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상의는 "중소기업 세부담 완화차원에서 순이익이 1억원 미만일 경우 13%의 저세율을 적용(1억원 이상은 25%)하고 있지만, 이 1억원 기준은 17년 전의 것"이라며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100.1%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중소기업 특례기준을 순이익 1억원에서 5천만원으로 하향조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상의는 "소규모 비상장 중소기업의 외부감사면제기준도 1998년 기준인 자산 70억 미만이로 유지되고 있고, 상법상 3인 이상의 이사선임의무면제 기준도 자본금 5억원 미만으로 물가가 25.5% 상승하는 동안 한 번도 변경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의무적으로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수는 지난 1998년의 7725개에서 지난해 1만3950개로 확대됐고, 상시근로자수가 50인에도 못 미치는 기업들의 상당수가 이사를 3인 이상 선임해야 하는 실정이다.
상의는 "이처럼 입법당시의 금액기준을 장기간 개정하지 않는 것만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 수준의 세금을 내거나 규제를 받게 되는 등 당초의 입법취지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시대변화에 뒤떨어진 금액기준을 일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