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제기됐던 자동차 저가수출 논란이나 최근 있었던 호주산 쇠고기의 원산지표시 오류 등 그동안 논란이 됐던 수출입신고의 오류원인이 사실상 관세사와 화주에게 있다는 점을 관세청이 강조한 셈.
관세청은 수출입신고인의 상당수가 관세사라는 점을 감안해 관세사회와 협의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단 규제중심의 대책이 많아 관세사들의 반응은 떨떠름한 편이다.
■ 사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종업원도 자격증 있어야…관세청은 대책의 첫 번째로 '신고인의 전문성 확보'를 꼽을 만큼 신고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관세사 사무원뿐만 아니라 종업원에게도 자격증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관세청은 "관세사 사무원은 현재 워드프로세서나 정보처리 등의 자격증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종업원도 똑같이 자료입력을 담당하고는 있지만 자격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게도 자격증을 의무화하는 전문자격제도를 관세사회 연구개발원에 용역을 줘 연구중이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연구용역의 결과는 2개월 정도 후에 발표될 예정이며 그에 따라 관련자격증 제도를 위한 관세사법 개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무원이나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관세사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세사회의 용역결과에 따라 새로운 자격시험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관세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오류실적의 공개이다.
■ 관세사의 오류실적 공개는 가능할까…관세청은 18일, 일정 오류점수(500점) 이상의 관세사를 대상으로 오류수준을 공개하고 세관직원이 오류를 발견하고 정정했을 때에는 오류점수를 2∼3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물론 전면적인 공개가 아닌 화주를 대상으로 한 공개라고는 밝혔지만 관세사들의 실질적인 밥줄(?)인 화주에게 신고오류가 많은 관세사로 낙인찍히면 영원히 도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가장 강력한 제재조치다.
현직 관세사인 홍 某 관세사는 "솔직히 달갑지는 않은 대책"이라며 "물론 FTA체결과 같이 새로운 규정이 생기게 될 경우 법을 이해하지 못한 관세사의 실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단순 타이핑실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것이 규제일변도로 해결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세사인 김 某 관세사도 "오류실적을 화주에게 공개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는가"라며 "물론 신고오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산으로 걸러질 수 있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통계의 오류라는 것이 전산오류와 입력자의 실수로 양분할 수 있는데 입력자의 오류에 초점이 집중돼 있다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것.
관세청도 관세사들의 반발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관세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신고인에 대한 규제가 없이는 오류의 전면 차단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양측의 합의점이 어떻게 도출될지 관심이다.
관세청은 18일 "잘하는 관세사에게 화주가 몰리고, 못하는 관세사는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움직여지는(퇴출)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세청과 세무사가 그렇듯, 관세청과 관세사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미뤄볼 때 이번 '수출입신고 오류 방지 종합대책' 중 관세사에 대한 규제부분이 얼마만큼 실천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