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5년 단임제인 현행 대통령 임기제도를 4년 연임제로 바꾸자는 개헌을 제안했다.
그간 노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개헌논의의 군불을 지펴왔다. 또한 지난 2005년에는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하기도 했으며 지난 2006년에는 대통령 임기 5년이 너무 긴 것 같다며 개헌 논의의 큰 가닥을 공개하기도 했다.
■ "대통령 임기 4년 연임제 제안‥차기 정부서 추진"
노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특별담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통해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제 바꿀 때가 되었다"면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단임제는 대통령의 책임정치를 훼손한다"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임기 4년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개정한다면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가적 전략과제에 대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제로 조정하면서 현행 4년의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공론화 되어왔고 합의수준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정치권 일부에서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하고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盧대통령, 선거공약서 2007년 개헌 예고
이 같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언은 이미 2002년 대선 선거 공약을 통해서 밝혀진바 있다.
노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임기 마지막해인 2007년에는 그동안의 정치개혁 성과를 토대로 대통령 중임제(4년), 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에 대한 국민의 뜻을 물어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지난 2002년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일치되는 것을 계기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원화 시켜 잦은 선거로 인한 국력낭비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후에도 개헌 공약을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2년 12월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오는 2006년께부터는 개헌 논의를 시작해 2007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논의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산행에서 개헌 논의에 대한 큰 방향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가 5년이 긴 것 같다. 제도적으로도 긴 것 같다. 지금 제도로는 임기 중간에 선거를 자꾸 하는 것이 국정운영에 합리적이지 않고 일하기에 아주 곤란하다"고 말했다.
■ 여당 "대통령 개헌 환영"‥야당 "국민여론 이용하지 말아야"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치권에서는 오래전부터 공론화 되었으며 합의수준도 높다고 밝혔지만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의 경우 개헌논의는 적절치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이 개헌과 같은 중요한 일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차기정부가 출범한 뒤 국민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기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개헌논의가 이뤄지면 국민여론이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대통령 선거에 이용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역시 "정치권이 책임있게 논의해야 할 사안을 대통령이 불쑥 던진 것이 의심스럽다"면서 "직무에 충실해야 할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신념에 대한 집착만 보인다는 당내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은 찬성의 뜻을 밝혔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대통령 담화 뒤 기자들과 만나 "나도 작년부터 원포인트 개헌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다"며 "4년 중임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켜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고, 상당 범위에서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