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후속조치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성전환자의 신병 모집을 중단하는 명령을 내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성별 위화감'(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으로 태어났다고 느끼는 것) 진단을 받은 현역 군인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 절차를 멈추고, 트랜스젠더의 신병 모집도 중단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7일 국방부 및 고위 지도부, 전투 사령부 사령관, 현장 활동 책임자를 위한 1페이지 분량의 메모에서 "국방부는 임무 수행 능력 외에 다른 어떤 것으로 정의되는 하위 집단 없이 '하나의 힘'을 구축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체성에 따라 군대를 분열시키려는 노력은 우리 군을 취약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행동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성별 위화감' 병력이 있는 개인에 대한 신규 입대가 즉시 중단되고, 성전환을 확인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것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모든 의료 절차가 일시 중단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군사적 우수성과 준비태세 강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군의 임무와 국방부의 오랜 정책에 따라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 정체성'을 표출하는 것은 군 복무에 필요한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명예롭고 진실하며 규율적인 생활 방식에 대한 군인의 헌신과도 상충한다"며 "남자가 자신이 여자라고 하는 거짓된 주장을 다른 사람들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군인의 기본 자세인 겸손, 이타심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정명령에는 2건의 연방 위헌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이 사건의 원고인 트랜스젠더 현역 군인 6명과 군 입대를 희망하는 2명은 행정부가 행정명령 이행에 대한 지침을 발표할 때마다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고 대표인 에밀리 실링 해군 중령은 "나같은 트랜스젠더 군인들이 본질적으로 신뢰할 수 없거나 명예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친 모든 사람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군 비행사 및 시험 조종사로 20여 년간 복무하면서 60번의 전투 임무와 고성능 제트기로 1700시간 이상 비행한 경력이 있다"며 "리더십을 요하는 도전적인 임무에 정기적으로 선발된 경험 그 자체가 이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실링 중령이 회장을 맡고 있는 트랜스젠더 군인 옹호 단체인 '스파르타 프라이드'에 따르면 현재 미군에 1만5000∼2만5000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이 복무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군인의 1%를 조금 넘는 수치다.
의회조사국(CRS)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국방부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892명의 트랜스젠더 현역 군인의 수술 및 비수술 치료에 약 1500만 달러(약 218억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