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의 양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많다. 중국의 무역이 위축되면 한국의 수출 규모도 덩달아 줄었던 8년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통상 논의 초반부터 보편관세 등 강력한 조처를 꺼내 들며 미국의 압박 수위는 더욱 강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우리 무역의 중국 의존도가 작아진 점을 들어 일찌감치 비관하기는 섣부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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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전쟁 직격탄 맞는 가공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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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로 중국의 미국 수출 규모가 8.7% 감소하면서 중국에 공급하는 한국 수출도 0.6%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국 수출액이 4억 달러(0.31%) 느는 반사이익도 있겠지만, 중국 수출 감소분이 더 커 총량은 결국 줄 거란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가 1차 관세 대상으로 지목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가 적용될 때도 한국 수출이 2.5%, 9.1%씩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이 캐나다·멕시코에 수출한 물건을 다시 미국에 수출하는 '가공무역'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미중 통상 마찰로 가공무역이 타격받는 현상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나타났었다. 지난 2017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약 0.31% 감소하는 것으로 내다봤었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한창 고조됐던 2019년, 우리나라는 1~9월 수출이 전년 대비 9.8% 감소하며 세계 주요 교역국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른 주요국의 수출 감소율은 ▲영국 6.3% ▲독일 5.1% ▲홍콩 4.6% ▲일본 4.4% ▲이탈리아 3.6%로 우리보다 적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관세 정책의 수위가 한결 높아질 것에 주목한다. 국제금융센터(KCIF)는 작년 말 한국은행 통화금융연구회 세미나 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2018~2019년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한 대(對)중국 고율관세, 최혜국대우(MFN) 철폐를 추진할 것"이라며 "비관세장벽 역시 일방주의에 기반한 전략적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 심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허윤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를 처음 해본 입장이었고 그를 지지하는 '마가'(MAGA) 세력도 입지가 확고하지 않았다"며 "반면 마가가 주류로 발돋움한 지금은 고율 관세나 불법 이민자 퇴출 등 강력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정책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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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중국 비중은 변수‥ 관세 반사이익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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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작년 수출액에서 중국 비중이 19.7%로 주저앉은 반면 미국 비중은 18.7%까지 반등했다. 앞으로 세계 무역 판도에 따라 한국의 최대무역상대국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악재로 떠오른 보편관세도 명암이 엇갈린다. 10% 관세를 일괄 부과하면 독일, 베트남 등 다른 나라 수입품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갖는 가격경쟁력이 나아질 수 있다는 거다. 수송기기와 전기·전자제품 등이 이러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품목으로 거론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감소율은 주요국 대비 양호한 7.85%"라며 "이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 30개국 중 4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타격이 적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