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아빠찬스', 증여세는 '탈루'..줄줄이 세무조사行

국세청은 "부동산 세금 회피는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성실납세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며 "앞으로도 국세청은 개발 호재 등으로 거래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과정에서 세금 신고가 적정히 이루어졌는지 면밀하게 검증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국세청이 밝힌 주요 세무조사 착수 사례다.

■ 편법 증여로 고가 아파트 취득하고 증여세 탈루 A는 최근 본인 소득의 수십 배인 서울 소재 고가 아파트를 취득했으나 자금 출처가 불분명했다.

국세청은 A가 아파트를 취득하기 얼마 전, 그의 부친이 고액의 배당금을 수령하고 보유 중이던 상가도 매각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불명확했다.

A의 소득·재산 상태와 부친의 자금 여력을 볼 때 부친 지원으로 아파트를 산 것으로 보이나 증여세 신고 내역은 없었다.

국세청은 A의 아파트 취득자금 출처를 자금 원천별로 들여다보고, 부친으로부터의 편법증여 여부와 소득 신고 누락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 비과세 혜택 노린 다주택자, 가장매매로 양도세 탈루  주택을 2채 보유 중인 B는 서울 소재 고가주택을 팔면서 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하려고 했다.

우선 지방에 있는 집을 친척에게 가장매매했다. 그리고 B는 서울에 있는 집을 제3자에게 양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을 '1세대 1주택자'로 신고해 비과세를 적용받았다. 서울 집을 판 다음에는 앞서 친척에게 이전해뒀던 주택을 되돌려 받았다.

국세청은 금융조사 등을 통해 이 같은 가장매매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부당하게 적용받은 비과세 혜택을 부인, 양도소득세를 추징할 계획이다.

■ 토지 거래 중간에 부실법인 끼워 넣어 양도세 탈루 C는 10년 이상 갖고 있던 토지를 부실법인에게 취득가액 보다 낮은 가격에 팔았다. 거래 상대방인 법인이 사실상 휴·폐업 상태에 있던 탓에 양도소득세를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

같은 날 부실법인은 또 다른 법인에게 이 토지를 재양도했다. 이때는 수십억원에 팔아 고액의 양도차익이 발생했지만, 법인세 신고는 안 했다.

국세청은 C가 거래 중간에 부실법인을 끼워 넣어 거래를 위장하고 양도대금을 편법 수령하는 수법으로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고 봤다.

국세청은 금융조사 등을 통해 가장매매 사실을 확인, 거래 실질에 따라 부당하게 적용받은 1세대1주택 비과세 혜택을 부인하고 양도소득세 추징할 방침이다.

■ 분양권 다운계약으로 양도소득세 탈루 양도인 D는 청약 당시 경쟁률이 높았던 선호지역 아파트 단지의 분양권에 당첨됐다. 이후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자 수억 원의 프리미엄을 붙여 수십억 원에 분양권을 양도했다.

이때 양도소득세를 줄이려고 D는 양수인과 공모하고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 가격에 다운계약을 했다. 시세 대비 차액은 별도 지급하기로 했다.

D는 실제 거래한 금액이 아닌 다운계약서 금액대로 양도가액을 과소신고해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았다.

국세청은 금융조사 등을 통해 실제 대금지급 내역을 확인하고 실제 거래금액대로 양도소득세 재계산해 탈루세액을 추징할 계획이다. 비과세·감면 적용도 배제할 계획이다.

■ 자녀에게 아파트 저가에 넘겨.. 양도세·증여세 탈루 E는 보유 중이던 서울 소재 아파트를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로 자녀에게 수억원에 양도했다.

비슷한 시기 해당 단지의 동일한 평형 아파트가 수십억원에 거래돼 이 거래는 양도가액이 시세 대비 크게 낮은 60% 수준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D는 직거래 가격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고 자녀는 이 거래와 관련해 증여세 신고한 내역이 없었다. 특수관계자간 저가거래에 따른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가 적용됐다.

국세청은 부친 D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 규정에 따라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다시 계산해 과세할 계획이다. 자녀에 대해서는 저가양수로 얻은 증여이익에 대해 증여세 과세할 방침이다.

■ 개발예정지역 이면도로 쪼개 고가에 팔고 세금 탈루한 기획부동산 기획부동산 F는 소규모 정비사업인 모아타운 예정지역의 주택가 이면도로를 낮은 가격에 사들인 후 매입 가격의 5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수십 명에게 지분으로 쪼개어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F는 이 도로 지분을 취득하면 향후 정비사업 시행 시 고액의 현금보상을 받거나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고 과장 광고하며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

또 F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양도차익 관련 세금을 줄이기 위해 실제 근무하지 않은 직원의 인건비를 허위로 계상했다. 또 자신에게 돈을 댄 전주(錢主)에 대한 이익금을 골드바로 변칙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국세청은 허위의 가공경비 계상 및 부당한 법인자금 유출 등을 확인하고 F에게 법인세 등 관련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