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학의 수익활동 규제 완화 검토하기로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15일 종업원이 기업의 경영진을 뽑는다면 그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면서 대학이 총장 직선제 방식을 계속 유지한다면 재정문제 등은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 국장은 이날 오전 기획예산처 MPB홀에서 이 부처 주최로 열린 국가재정운용계획 교육부문 토론회에 지정토론자로 참석해 "미국 대학교들이 성공한 것은 결국 지배구조의 영향"이라면서 "대학의 경쟁력, 학문의 자율성 등은 모두 지배구조와 연관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총장을 직선으로 뽑는 것이 문제"라면서 "기업의 경우, 종업원들이 경영진을 선거로 뽑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조 국장은 "대학교들이 상아탑은 신성하다는 이유로 기업논리를 배제하면 대학의 재정개혁은 어렵다"면서 "국립대 특수법인화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도 총장 직선제를 이사회 간선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학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기부금을 비롯한 자금조달이 쉬워진다"면서 "기업들도 자금을 조달하려면 신용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또 "대학들이 갖고 있는 토지에 대한 규제를 교육부가 풀어줘야 한다"면서 "대학캠퍼스의 이전도 보다 쉽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국장은 아울러 "성인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에서 공부를 한다면 고용보험기금에서 장학금을 주는 방안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방에 내려가는 종합부동산세의 일부가 초.중.고 교육재원으로 쓰이면 중앙정부가 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 국장 외에도 많은 토론자들이 대학교의 경영진들이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은데다 수익창출의 노력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정진곤 한양대 교수는 "국립대학 총장은 4년, 처장은 2년마다 바뀌는 아마추어여서 대학의 수천억원을 관리하기 어렵다"면서 "대학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경영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대영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대학들이 상품 마인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장 뿐아니라 그 아래의 재정관련 관리자들이 교수에서 일반직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은 이제 보호를 받는 대상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갖는 경영의 주체라는 점을 대학과 정부 모두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재 기획예산처 교육문화재정과장은 "대학의 재정안정을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아직도 대학들은 교육서비스의 최종 수요자인 기업이나 학부모의 요구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김경회 교육인적자원부 인적자원정책국장은 "대학의 재정안정을 위해 수익활동에 대한 규제를 푸는 방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그러나 기여입학제 도입이나 교육 영리법인 허용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서 대학운영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안종석 조세연구원의 연구위원은 "정부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는 융자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대학에 다닐 정도라면 경제수준이 어느정도 되는 경우인데, 형평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천세영 충남대 교수는 "미국은 유학생들로부터 매년 13조원을 벌어들이는데, 한국 유학생들이 2조∼3조원을 주고 있다"고 전하고 "한국 대학들도 동남아 학생들을 유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