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상 손보사자문료 받은 의사들 법원자문도 수백건씩 겸해
보험소송에서 소비자의 승소율이 1%에 그치는 등 극히 저조한 것에 대해 법원과 의사, 손해보험사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대통합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일 금감위·금감원 국정감사 자료에서 "거액의 자문료를 받고 손해보험사에 자문하는 의사가 동시에 법원에도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겸임 자문의가 손보사 자문건수의 63%, 법원자문건수의 35%를 장악하고 있어 국민들을 속여왔다"는 주장.
손해보험사 자문의는 사고발생시 계약자나 피해자가 청구하는 보험금의 지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건과의 연관성을 의학적인 측면에서 타당한지 여부를 자문하는 의사인데 이들이 보험관련 분쟁에서 법원의 심리에 참여하는 신체감정의도 겸하고 있다는 것.
김 의원은 "법원 신체감정의 2587명 중 13%인 326명이 법원과 손보사 모두에게 자문을 하고 있으며 이들 326명의 자문의가 보험소송과 관련해 자문한 건수는 전체 자문건수의 35%에 달한다"며 "자문의사 1명당 자문건수에서도 겸임 의사가 법원자문만 한 의사에 비해 4.3배나 더 많은 법원자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2년 이후 금년 8월까지 법원 자문만 한 의사는 2207명에 달하지만 이들의 자문건수는 2만9566건으로 1인당 13.4건에 불과한 반면 법원과 손보사 자문을 겸임하고 있는 의사는 278명뿐임에도 1만5843건을 자문해 1인당 무려 57건의 자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문제는 손보사와 보험계약자 및 피의자의 분챙을 최종적으로 결론짓는 법원의 판결에 자문을 구하는 의사가 분쟁당사자인 손보사에서 거액의 자문료를 받고 자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사라는 사실"이라며 "보험소송에서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배제돼야 할 소송당사자와 업무연관성이 있는 의사(손보사 자문의)에게 자문을 받아 판결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겸임자문의는 대부분 거액의 자문료를 받고 있었는데 부산대병원 최 某씨의 경우 지난 2000년 이후 7개 손보사로부터 2억8906만원의 자문료를 받았으며 경북대병원 박某씨도 10개 손보사로부터 2억5597만원의 자문료를, 경희대병원 이 某씨는 5개 보험사로부터 2억2145만원을 각각 받았으며 이들이 법원에 동시 자문한 건수도 2002년 이후 적게는 11건에서 많게는 123건에 달했다.
특히 인제대부산백병원의 김某씨는 8개 손보사로부터 1억8438만원의 자문료를 챙기면서 동시에 법원자문도 무려 302건이나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법원과 손보사 모두에게 자문하고 있는 326명은 대부분 2개이상의 손보사에 자문을 하고 있으며 특히 복수의 손보사에 자문하고 있는 의사가 법원 자문까지 겸하고 있는 비율(60∼100%)이 한 개 손보사에만 자문하는 비율(37.1%)에 비해 높아 손보사와 연관성이 높은 자문의가 법원 신체감정의도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법원 신체감정의 공정성이 매우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소송제기에 따른 금감원 금융분쟁조정 중지현황을 살펴보면 보험사가 소를 제기해 금감원 분쟁조정이 중지된 건은 2007년 전체 분쟁중지 91건 중 74건에 달한 반면 민원인에 의한 중지건은 17건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결과는 손보사들이 금감원 금융분쟁조정보다는 법원의 소송으로 민원인과의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