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직면한 최대의 과제는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고용을 확대하는 것에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촉진제 역할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2일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한국국제경제학회가 '새 정부의 국제경제 분야 추진과제'를 주제로 공동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과 향후 정책방향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다음은 이날 주제발표자들의 발표문 요지.
◇ 김광두 서강대 교수
잠재 경제성장률은 경제.사회적 시스템 변화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그 변화가 효율과 경쟁원리에 바탕을 둔 시장친화적 방향으로 이뤄져 경제.사회 질서가 유연해지고 경제적 자유도가 제고될 경우 잠재성장률은 상향조정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제.사회시스템을 보다 시장친화적인 모델로 전환해 경제자유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법과 질서의 확립 ▲정책과 규제의 시장친화성 제고 ▲정부조직 혁신과 공기업 민영화가 중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법.질서 준수 수준을 올림으로써 잠재성장률을 1% 정도 상승시킬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 친화적 경제.사회 체제로 전환하면 추가 성장률 제고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 하에서 법.질서의 확립이야말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다.
또 진입규제의 수준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출 경우 총요소 생산성이 연평균 0.5% 상승한다는 연구가 있으며 포괄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추가로 1% 이상 제고할 수 있다고 본다.
영국의 대처 수상은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공공서비스 부문을 축소함으로써 정부 생산성을 높이고 행정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개선했다. 동시에 공기업의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 재정수지는 물론, 공기업들의 경영을 개선시켰다.
이러한 시장친화형 정부부문 개혁으로 영국의 경제자유도는 크게 향상됐고 경제의 총요소생산성도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도 이렇게 한다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는 글로벌 경제체제 하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그러한 고부가가가치 산업의 진흥을 통해 고용을 확대하는 일이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과 이와 연관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있어 촉진제가 될 수 있는 것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다.
우선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을 중심으로 FDI를 유치하되 기본적으로 정부는 핵심기술개발과 규제완화, 인력양성 등 간접지원에 주력하고, 민간부문은 핵심기술의 실용화와 초기시장 선점에 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외투기업들은 지식기반형 양질의 고용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일자리 창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 FDI가 필요하다.
또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에 맞춰 맞춤형 FDI를 적극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국기업이 진출하는 산업영역과 우리가 지향하는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과의 동조화를 추진하거나 외투기업이 선도하는 형태의 투자유치 전략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행정시스템의 선진화, 규제혁파와 법규의 선진화, FDI 유치기구의 역량 강화 등 우리 자체의 FDI 흡수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 손병해 경북대 교수
오늘날 세계 주요국은 지역주의 실현의 한 수단으로, 또는 지역주의를 통한 세계화의 수단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도 무역 및 안보상의 특수 관계에 있는 미국을 예외로 한다면 세계경제 성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아시아 및 동북아시아 지역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고 FT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의 FTA 정책 중 가장 신중해야 할 과제는 한국-일본-미국으로 연결되는 아.태 협력관계를 복원.확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경제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화경제권 중심의 동아시아 경제권에 편승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한미 FTA, 한일 FTA, 한중 FTA는 이러한 협력관계의 형성 및 지역협력권의 비중 이동에 중요한 캐스팅 보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 패권에 의한 화이질서(華夷秩序)도, 일본 패권에 의한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의 부활도 아닌 평등한 동북아공동체를 위해서는 폐쇄성을 예방하고 개방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는 이러한 동아시아 공동체의 개방성 유지에 있어 필요조건이다.
기타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FTA 정책, 즉 자원확보형 FTA, 지역안보형 FTA, 문화적 공통성에 기초한 FTA가 모색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