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받았다고 판단, 증여세 과세 처분
국세심판원 "월 240만원 과외교사 경제활동 인정"…'과세 취소' 결정
국세청이 8억원대의 부동산을 취득한 가정주부에 대해 자금출처조사를 실시, 남편으로부터 5억여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세금을 부과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알고 보니 이 주부는 과외교사로 활동하면서 매월 240만원의 수입이 있었고, 남편 명의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5억원에 대해서도 꼬박꼬박 이자를 내고 있었던 것.
22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영어·수학 개인과외 교사인 A씨는 은행대출금과 전세자금 등을 합쳐 지난 2003년과 2005년에 각각 1억7200만원, 6억5200만원을 주고 부동산을 취득했다.
이에 국세청은 A씨의 부동산 취득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를 벌여 남편 명의로 된 은행대출금 5억원과 A씨가 소명하지 못한 6400만원 등 총 5억6400만원을 남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 5840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국세청은 A씨가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가정주부로서 8억원대의 부동산을 자력으로 취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출금 등을 남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무역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개인 과외교사로 전업, 초·중·고등학생 30~60명을 가르치면서 월평균 24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던 것.
A씨는 "2003년부터 개인과외 교습자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고 그 이전에는 무역회사에 근무한 경력도 있는데, 국세청이 직업경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가정주부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불복,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국세심판원은 이와 관련해 "국세청이 A씨를 경제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가정주부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했지만, A씨가 오랜 기간동안 직장생활 및 과외교사로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점을 미뤄볼 때 국세청의 과세처분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어 "A씨는 무역회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고, 퇴직 후에도 개인과외 교습자로서 경제활동을 한 사실이 A씨의 통장에 매월 입금된 과외비 등에 확인된다"며 "대출금 5억원에 대한 이자도 A씨 이름으로 매월 입금한 사실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