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특별세액감면, 농업용기자재 VAT영세율 등 22개
2조원대 임투공제 '부활'‥연말까지만 적용될 듯
농어민·기업투자 지원 목적…정비여부 '불투명'
올해 일몰 예정인 21개 항목에서의 비과세·감면 규모가 4조5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비과세·감면 항목들이 당초 정부 의지대로 정비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매년 조세감면제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정부가 견지해왔던 일관된 방침. 그러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걸고 나온 이명박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 이미 일몰을 시켜놨던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부활시키는 등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
1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일몰예정인 비과세·감면제도는 총 21개로 조세지원 규모는 최소 2조7100억원(추정곤란 항목 제외)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부활'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이하 임투공제)를 포함하면 4조5402억원 규모로서 지난해 총 국세감면액 22조7083억원의 20.0%를 차지한다. 전체 조세감면 중 1/5에 이르는 제도가 올해 일몰기한이 만료되는 정비대상인 셈.
올해 일몰 예정인 주요 비과세·감면제도에는 임투공제가 1조8238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며, 농·임·어업용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과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관련 지원액도 각각 1조원을 넘는다.
특히 이들 제도는 대부분 기업 투자촉진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농어민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親기업' 및 '감세'를 표방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어떤 정비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임투공제 부활시킨 인수위‥감세 '신호탄'?= 기업의 투자촉진을 위해 매년 2조원대 조세지원이 이뤄지는 임투공제는 대표적인 조세감면제도로 꼽힌다.
임투공제는 제조업 등 29개 업종의 기업이 설비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금액의 7%를 법인·소득세에서 공제하는 투자촉진 제도로서 지난 2006년에는 2조681억원, 2007년에는 1조8238억원(전망)이 지원됐다.
정부는 매년 임투공제의 일몰을 연장해오다가 조세감면제도가 '상시화' 또는 '기득권화'된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연장방침을 철회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 임투공제를 2008년 1월 1일 투자분부터 소급해 적용하되, 올해 말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연장키로 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임투공제는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1.7%P 인하하는 효과가 있으며, 제도의 일몰을 연장할 경우 정부의 정책적 시그널(signal)을 통해 투자심리 안정에도 기여하는 등 이명박 당선인이 추구하는 '기업 친화적' 정책과도 같은 맥락으로 꼽힌다.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는 이와 관련해 "이번 일몰 연장으로 기업에게 2조원 규모의 세금 경감을 통해 0.2%P 수준의 성장기여효과와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해 2만1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수위 측에서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임투공제를 부활시킨 후 연장·폐지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감세와 기업 친화적 정책기조 하에서는 내년에도 '연장'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 농·어업용 기자재 부가세 영세율도 정비 쉽지 않을 듯=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제도 중에는 농·축산·임·어업용 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도 덩치가 큰 제도로 꼽힌다.
비료, 농약, 사료 등 농·축산·임업용 기자재에 대해 부가세 영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는 지난 2006년 1조1178억원의 조세감면이 이뤄졌으며, 2007년에는 1조3053억원(전망)의 부가세가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업용 기자재에 대한 부가세 영세율은 2006년 428억원이 지원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72억원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 조세지원을 내년부터 폐지할 경우, 실질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농·어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출범 첫 해라는 점과 총선에 대한 부담감 등을 감안하면 정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역차별' 논란 中企특별세액감면도 올해 정비대상=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해 깎아주고 있는 세금 중 가장 큰 제도인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도 올해 일몰이 도래, 정비대상에 포함됐다.
중소기업의 소득세나 법인세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업종별로 5~30%까지 깎아주는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제도는 2006년 9003억원에 이어 2007년에는 1조177억원의 조세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중소기업에게 지원된 2조143억원의 조세감면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
특히 정부는 지난해 8월 이 제도의 세액 감면율을 최대 70%까지 확대하고, 전국 231개 기초자치단체를 지역 발전정도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 차등세율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으나, '수도권 역차별'이라는 논란 속에 국회 통과 과정에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제도의 취지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성장동력 확충 및 기업경쟁력 제고를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가 중소기업 조세감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별세액감면제도를 정비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항상 세제당국자 입장에서는 비과세·감면제도를 축소하고 정비하는 것이 정책방향"이라며 "그러나 국회에서 통과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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