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국제회계기준 비용 매출액 대비 0.05%~0.31%

小기업 외부자문 비용↑, 大기업 회계시스템 비용↑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최초연도 재무제표 작성비용이 매출액 대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영국회계사회가 2005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한 EU의 25개 회원국, 2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05년~2006년 국제회계기준 적용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업규모에 따라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최초연도 재무제표 작성비용은 매출액의 0.05%~0.31%정도로 차이가 났다.

매출액 대비 재무제표 작성 비용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외부 자문 등에 의존하는 반면 기업 규모가 클수록 기업의 전체 회계시스템을 변경하는 등 초기 전환비용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

국내 상장기업들의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비용 부담도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효과가 얼마나 될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감소되며 회계 투명성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우리보다 6년 더 일찍 도입한 EU의 투자자와 감사인들의 60%가 재무정보의 질과 비교가능성을 제고시켰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들은 연결당기순이익에는 큰 영향이 없거나 약간 증가 또는 많이 증가했다는 의견이 70%를 넘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와 주가는 자기자본 등이 해외의존도가 높은 대규모 기업일수록 더 큰 것으로 나타나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투자의 확대는 소규모 기업보다 대규모 기업에서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으로 최초 재무제표를 작성한 기업들은 회계처리 방식이 원칙중심에서 규정중심으로 바뀌는 특성으로 한 기업 당 평균 7개의 계정과목을 재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가장 빈번하게 재작성하는 계정과목은 이연법인세, 종업원 연금, 금융상품 등이었다.

□小기업이 大기업보다 매출액 대비 재무제표작성 비용 커= 매출액이 약 7000억원 미만의 소규모 기업은 매출액의 0.31%가 재무제표 작성 비용으로 들어갔으며, 매출액이 약 7000억원 이상의 중·대규모 기업은 0.05%가 재무제표 작성 비용으로 들어갔다.

또한 다음연도의 재무제표 작성비용은 매출액의 0.008%~0.06%정도로 최초 작성비용보다 훨씬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EU에서는 개별제무재표에 대해서는 각 나라의 회계기준을 허용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모든 재무제표에 연결재무제표 도입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전환 비용과 재무제표 작성 비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금감원 관계자는 "두 가지 회계기준을 각각 이용해야 하는 EU보다 국제회계기준 한 가지를 이용하는 우리나라의 비용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업 규모에 따라 매출액 대비 재무제표 작성 비용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규모 기업일수록 국제회계기준으로 전반적인 회계시스템을 변경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해 초기 전환 비용에 더 많은 비용을 쏟기 때문이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외부의 자문 및 기본적인 감사 등에 많은 비용이 할애됐으며, 기업 규모가 클수록 국제회계기준 프로젝트를 비롯해 전체적인 회계 시스템을 변경하는 데 많은 비용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액이 약 7000억원 미만인 소규모 기업은 외부의 기술적 자문과 외부감사 비용 지출에 ▲매출액 약 7000억원 이상~약 7조원 미만 중규모 기업은 국제회계기준 프로젝트와 외부의 기술적 자문에 ▲매출액 약 7조원 초과 대규모 기업은 국제회계기준 프로젝트와 S/W 및 시스템 변경 등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았다.

□재무정보 질 향상에 긍정적, 연결당기순이익은 큰 변동 없어= 국제회계기준은 어떤 효과를 가져오게 될까? EU의 투자자들과 감사인들의 60% 이상이 국제회계기준이 재무보고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라간, 경쟁기업간, 업종간 재무정보의 비교가능성을 제고시켰다고 평가했다.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투자자는 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재무제표의 질적 수준을 많이 향상시켰다는 응답이 6%, 약간 향상은 57%, 약간 악화는 18%, 많이 악화는 6% 정도였다.

감사인은 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재무제표의 질적 수준을 많이 향상시켰다는 응답이 28%, 약간 향상은 52%, 약간 악화는 6%, 많이 악화는 2%로 나타났다.

또한  EU의 대다수 기업은 국제회계기준 적용이 연결당기순이익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거나 약간 증가시켰다는 의견이 많았다. 

재무제표 작성자인 기업은 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연결당기순이익에 변화가 없었다는 의견이 전체 4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약간 증가했다는 기업이 23%, 약간 감소했다는 기업이 16%, 많이 증가했다는 기업 8%, 많이 감소했다는 기업이 4%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재무정보가 주가(주가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자기 자본 및 해외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대규모 기업일수록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한 효과가 컸다.

각 국의 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조정금액(Earning reconciliation adjustment)이 주가 및 주가수익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 "국제회계기준 재무정보가 주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므로 국제회계기준 적용과 관련한 사전공시내용, 기업의 국제회계기준 도입 준비상황 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연법인세, 종업원 연금…"재무제표 처리가 가장 어려워"= 국제회계기준은 재무환경이 전혀 다른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회계기준인 만큼 기존의 회계기준과 달리 각 계정과목에 대해서도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즉 각 기업에 맞는 회계처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과 동시에 재무제표 작성자의 판단이 많이 들어가는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는 것. 

예를 들어 현행 유형자산은 원가법만 적용해 재무제표를 작성했지만, 국제회계기준에서는 재평가법과 원가법을 모두 적용할 수 있어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영지표가 달라지게 돼 기업의 가치 평가도 함께 변하게 된다.

그만큼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자율성이 커지게 되지만 재무제표 작성에 어려움도 커지게 된다.

EU의 200개 기업이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최초 적용 재무제표에서 재작성한 회계처리항목은 회사 당 평균 7개 정도로 나타났다. 그 중 가장 빈번하게 재작성된 회계처리항목은 이연법인세, 종업원 연금, 금융상품 등이다.

이렇게 재작성되는 회계처리 항목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언급된 세 항목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은 기존 회계기준인 K-GAPP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연법인세는 우리나라와 인식에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과세당국과 관련된 이연법인세 자산과 부채를 상계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상계의 법적 권한이 있고 순액결제(실현과 동시에 상환) 의도가 있을 경우에 상계하게 된다.

종업원 연금은 예측급여채무의 개념을 채택하여 미래의 퇴직급여를 추정할 때 미래의 임금상승률 등을 고려해 시장수익률에 기초한 이자율을 적용해 할인하는 방식으로 전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적용하는 우리나라 방법보다 훨씬 복잡하다.

또한 금융상품 표시에 관한 규정도 계약의 법적 형식보다 계약 내용의 실질에 따라 분류해 상환우선주의 경우 발행자가 의무적으로 상환해야 하는 계약상의 의무를 갖고 있다면 발행자의 지분상품이 아닌, 금융부채로 분류되는 등 표시 기준이 현행과 상당히 다르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에서는 재작성된 회계처리항목인 이연법인세, 종업원 연금, 금융상품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며 "감사인 또한 재작성된 항목에 대한 주의 깊은 감사절차를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금감원은 "국제회계기준 최초 적용 재무제표가 국제회계기준을 적절하게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 검토하고 이에 따른 감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