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부금 지출액 증가세…2006년 2조8000억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행이 된 말 중 하나가 '친(親)기업'이다. 영어식 표현으로 비즈니스 프랜들리(Business Friendly)다. 경제활성화에 앞장서야할 기업들을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해주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만큼 대한민국 경제에 있어서 '기업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거나 수치로 증명되는 역할도 있는 반면, 사회와 문화·가정적 측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경제적 측면만 따져보자.
기업들은 매년 수 십조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국가에 헌납, 국가재정을 살찌우고 있다. 아울러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많은 액수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한다.
그리고 큰 액수의 '기부금'을 지출, 사회·문화사업 등 지원활동도 하고 있다. 흔한 표현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제(지위에 따르는 도덕적·사회적 책무)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 노블레스 오블리제 비용, 매년 증가= 기부금이란 타인과 별다른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상으로 지출하는 금액이다. 기부문화 활성화 차원에서 현행 세법상 일정액의 기부금 지출에 대해서는 세금혜택을 주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노블레스 오블리제' 비용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14일 국세청이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으로 35만2647개 법인이 지출한 기부금의 액수는 2조7956억2200만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기부금 지출액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기부금 지출에 따른 세제혜택을 수혜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얻어낸 기업의 수익을 환원하자는 차원에서 지출규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봐야한다는 분석.
기부금 지출액은 지난 2002년 1조6872억원(27만1353개 법인), 2003년 1조8835억원(30만3462개 법인), 2004년 2조1587억원(31만6777개 법인), 2005년 2조4703억원(33만3313개 법인) 등 매년 꾸준히 상승해왔다.
법인당 평균 지출액도 2002년과 2003년 6200만원, 2004년 6800만원, 2005년 7400만원, 2006년 7900만원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 '돈' 많이 번 기업이 기부금도 '많이'= 돈 많이 버는 기업이 기부금 지갑도 컸다.
수입금액 5000억원 초과 400개 기업이 2006년 지출한 기부금 액수는 전체 기업 기부금 지출액의 66.8%에 달하는 1조8677억5200만원에 달했다.
1개 법인 평균 46억원 가량 기부금을 지출한 셈.
특히 이들 400개 큰 법인들이 쓴 접대비는 기부금 지출액의 1/3수준인 7539억9000만원으로 접대비보다는 기부금 지출에 더욱 '신경'을 썼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이에 반해 수입금액 100억원 이하 33만2724개 법인은 2140억원의 기부금을 지출, 1개 법인 평균 600만원 가량의 기부금을 지출한 것으로 계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