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조차 부정적 의견 우세"
서울지하철 5∼8호선의 여성전용칸 설치계획이 백지화됐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달 6일부터 1주일간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이용하는 승객 1천600명(남 660.여 935.성별미표기 5명)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53.2%인 851명이 여성전용칸 도입에 반대한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여성전용칸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찬성은 591명(36.9%)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158명(9.9%)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935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반대 420명(44.9%), 찬성 417명(44.6%)으로 찬.반이 팽팽히 맞섰으나 관심이 없다는 응답자가 98명(10.5%)으로 나타나 대체로 부정적 의견이 우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660명)의 경우도 반대 428명(64.8%), 찬성 172명(26.1%), 무관심 60명(9.1%)으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대 이유와 관련, 여성은 반대 응답자 420명 가운데 283명(67.3%)이 실효성이 없다고 답했으며 남성에 대한 역차별 50명(11.9%), 여성 인권신장에 역행 39명(9.3%), 기타 48명(11.4%) 순으로 응답했다.
남성의 반대사유는 반대 응답자 428명 가운데 실효성 없음 222명(51.9%), 역차별 150명(35%), 여권신장 역행 및 기타가 각각 28명(6.5%)으로 나타났다.
공사 측은 지난해 10월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절반 가량이 성폭력 범죄'라는 지적에 따라 여성전용칸 도입을 검토했으나 부정적 의견이 우세함에 따라 여성전용칸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공사 측이 여성단체 9곳과 시민단체 1곳 등 모두 10곳을 대상으로 한 여론수렴에서도 여성전용칸 도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서울지하철의 여성전용칸은 1992년 12월 일부 노선에 도입됐지만 남녀 승객들의 칸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운영이 흐지부지된 상태다.
공사 관계자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아 여성전용칸 도입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여성들을 지하철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