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함께 내려야"
"납세자 비율 높이고, 비과세·감면 축소 필요"
"에너지·환경산업 세제지원 강화해야"
새 정부가 5년간 법인세율을 5%P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소득의 이동을 통한 세부담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소득세율도 함께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소득세율 인하를 추진할 경우, 절반에 불과한 소득세 납세자 비율을 높이고, 비과세·감면제도를 축소하는 방안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병목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조세정책방향 정책토론회에서 '납세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조세정책 운용방향'이라는 제하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전 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조세정책방향에 대해 "정부의 조세부과는 시장참가자의 의사결정을 왜곡하므로 정부지출 축소를 통한 감세정책을 통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감세는 정부의 활동영역을 민간부문으로 대체함으로써 경제 전체의 활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명박 정부가 세출예산을 10% 절감하기로 함으로써 감세정책 추진의 여건은 조성됐다고 전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전 연구위원은 "대표적 자본과세인 법인세 부담은 기업 경쟁력 향상과 고용증대를 위해 낮춰가야 한다"며 "동시에 결손금 이월공제 정비 등 법인과세 선진화를 추진하고, 불필요한 감면항목 축소와 투자관련 세액공제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연구위원은 소득세제와 관련 "소득세율은 소득이동을 통한 세부담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법인소득세율과의 균형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법인세율이 소득세율보다 크게 낮을 경우 고소득층이 저축을 법인 내부에 유보해 세부담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세율과 법인세율의 차이는 10%P(소득세 35%, 법인세 25%)로 OECD국가 평균인 9.6%P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비교적 큰 폭의 법인세율 인하가 이뤄진다면 소득과세의 균형을 위해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득세율을 내릴 경우 근로소득자·자영사업자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납세자의 비중을 늘리는 등 구조개선 방안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낮은 납세자비율은 감세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편중된 세부담으로 노동시장 왜곡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감세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확보방안에 대해 "재정지출 축소를 통한 세부담 경감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외국 사례 등을 감안하면 대규모 축소는 어려울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비과세·감면을 축소해 추가 세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세제와 관련해서는 "부가가치세는 세율 인상에 대한 국민적 수용도가 낮기 때문에 세율 변화는 지양해야 한다"며 "환경·건강 관련 개별소비세의 역할 증대는 사회적 비용의 내부화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관련 세제의 경우에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서는 세율을 인하하는 것보다 에너지복지 등 직접지원정책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에너지 절약 및 환경 친화적인 산업생산구조로 개편하기 위해 에너지 신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을 위한 세제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