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근무 초미니세관부터 100년역사 세관까지…하반기에 다시 방문할 것
취임직후 지난 3월15일 인천세관을 시작으로 전국 일선세관 현장방문을 강행한 허용석 관세청장이 5월30일 대구세관방문을 끝으로 77일간의 현장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국 47개 세관과 1개 사무소, 5개 감시소, 직속기관 3곳 등 56개 소속기관을 77일만에 모두 둘러 본 것.
2명이 근무하는 전남 노화도세관에서부터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서울세관까지 취임당시 강조했던 현장중심의 행정을 실현하기 위한 발걸음은 계속됐다.
허용석 관세청장은 5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의 순시일정을 돌아보며 "세관방문, 진짜 힘들다. 정말 긴 여정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매우 보람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했다.
허 청장은 "내륙지 세관이 있긴 하지만 육지끝에서 바다가 보여야만 나옵니다. 전국 구석구석 위치한 항만세관을 찾아 가다보니 이동거리가 길 수밖에 없다. 어느 정부기관보다 순시거리가 길 수밖에 없는 특징이 관세청에 있다"고 강조했다.
짧은 기간에 원거리 일정을 소화해 낸 만큼 다양한 '사건·사고'도 있었다.
지난 3월 23일 부산세관에서는 감시정을 타고 순시하던 중에 엔진 일부가 고장나 순시가 끝날 때까지 불안에 떨기도 했다.
허 청장은 "출고된지 3∼4개월밖에 안된 최신선박이었는데, 겉으로는 편안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조마조마 했었다"고 털어놨다.
56개 소속기관을 모두 허 청장이 본인의 일정에 맞춰서 방문했지만, 지난 30일 군산세관을 방문할 때는 초청(?)을 받아서 가기도 했다.
세관앞 정원에 봄꽃이 지기전에 방문해주기를 바라는 군산세관직원들의 편지가 허 청장의 발걸음을 이끌었다는 것. 허 청장은 그날의 작은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현장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악수하고 격려하면서 접수한 직원들의 고충이나 의견도 98건이나 된다.
북한산 모래반입절차를 간소화 해달라거나 수입활어의 반출입 관리절차를 개선해 달라는 등 업무상의 건의에서부터 시설이나 업무환경에 대한 불평까지 다양한 건의사항이 전달됐다.
허 청장은 이 중 법령이나 지침개정 없이 즉시 할 수 있는 50건 정도를 즉석에서 해결했다.
허 청장은 하반기에도 현장방문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일회성 세관순시가 아닌, 정책집행실태를 피드백하고 점검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허 청장은 "상반기 현장방문이 직원과의 상견례나 스킨십을 갖는데 초점을 뒀다면 하반기에는 현안이 있는 세관을 선별해서 구체적인 업무개선과제를 놓고 현장직원과 토의하는 내용으로 현장을 순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세관행정과 관련있는 자치단체, 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과 지역기업 등 고객중심의 방문을 중점추진해서 고객과 직원 모두 불만제로가 되도록 해 나갈 것"이라며 "매월 개최하고 있는 본부세관장회의도 관세청 본청이 있는 대전에서뿐만 아니라 그때그때 현안이 있는 지역본부세관을 돌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