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세청장, "통계전담 조직·인력 확충필요"
"기관간 자료공유하라"요구에 국세청 '뜨뜻 미지근'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해묵은 문제 중 하나인 국세청 납세정보의 효율적인 공개(통계기관과 공유, 입법기관 공유)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납세정보 공개 문제는 지난 십 수년간 논란이 되어 왔지만 여전히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
국회의원과 통계전담부서인 통계청은 유용한 국가통계 작성과 세법심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국세청이 보유한 납세관련 정보의 공유를 요구했지만 국세청은 '원칙(국세기본법)'을 고수하며 미온적 반응으로 일관했다.
국세청은 자료공유 요구에는 미온적 반응을 보이면서 국세통계 생산을 전담할 조직과 인력의 대대적인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17일 국세통계자료 활용을 안건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이 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국세청, 통계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 날 회의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국세청이 납세정보를 국회와 통계청과 원활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의원들은 현행 국세기본법상 관련 규정 등을 개정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강성종 의원은 "국세청이 공유가 가능한 부분의 납세정보까지도 내놓기를 꺼리는 것은 독단적이고 권력기관적 특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국세청이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려면 이런 부분에 대해 원칙만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납세정보를 공개하라고 한 것이 아니고 정부기관끼리라도 공유하라는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에도 IRS(미국 국세청)는 정부기관에 소득세 신고 자료 등을 통째로 제공하는 등 원활한 정보공유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23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해서 시정을 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그러나 국세청이 계속해서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법 개정 등 다른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국세청이 보유한 과세정보는 국세청의 정보가 아니고 국민들의 정보다"라며 "이 정보는 세금징수 이외의 목적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국민과 약속한 부분이며 이 같은 원칙을 (과세당국은)지켜야 한다고 본다"고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한 국세청장은 이에 앞선 업무보고에서는 국세통계생산을 전담할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며 인력확충의 필요성을 강조, 묘한 대조를 보였다.
한 국세청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현행 통계인프라(조직, 인력, 전산)로는 국회 및 외부기관에서 요청한 통계자료의 생산 및 기간내 제공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며 "미국 IRS수준의 통계자료를 제공하려면 빠른 시일 안에 통계전담조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7명의 인력이 배치되어 있는 국세청 통계기획팀을 국 단위(3, 4개과) 규모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별도의 통계정보시스템 구축 및 시스템운영요원 확보가 필요하며 분야별 민간전문가 확보도 필요하다고 한 국세청장은 강조했다.
한편 미국 IRS 소득통계국(SOI)은 국세청장 직속 분석통계관(국장급) 소속 4개과 44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