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호 출범 이후 '친기업적 세정환경 조성'을 목표로 국민신뢰도 향상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등 현장중심의 국세행정을 강조하고 또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신뢰도 향상방안은 국민이 납세의무를 이행하는 데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세정에 대한 신뢰감을 조성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국세청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목표달성을 위해 지방청 및 일선 세무관서들은 '타운미팅'등을 통해 신뢰도 제고를 위한 세부실천 방안을 강구하고, 지방청장들은 관내 세무서 순시와 출퇴근 때에도 '얼리버드(Early Bird)' 행보를 거듭하며 종사직원들의 마음을 다잡아 왔다.
특히, 광주지방국세청은 종사직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6개 지방청 가운데 유일하게 '90분 일 더하기 운동'을 전개하며 연말 업무 마무리와 각종 현안업무의 성공적 집행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징수업무 이외에도 유가환급과 납세자신뢰도 향상에 몰두해야 하는 일선 종사직원들로서는 "끝없이 늘어나는 업무에 체력까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청 관내 일선 세무서의 한 직원은 "내년도 안정적인 세수입 확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세수확보에 몰두해도 행정력이 부족할 판에 징수기관이 나서 굳이 환급업무까지 도맡아 처리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연말 업무마무리와 맞물리면서 직원들의 피로는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환급 업무는 대상자들에게 통지(안내서발송)만 하면 되고, 납세자신뢰도는 상급기관에서 평가하면 될 것을 의미도 없는 신뢰도 향상방안 마련으로 업무스트레스만 쌓이고 있다"며 "업무량 증가에 비해 처우개선은 없어 종사자들의 사기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선 직원들은 최근 전·현직 청장들이 뇌물혐의로 구속되는 일련의 사태들을 지켜보면서 "국민신뢰도 향상을 위해 하위직 직원들이 발바닥에 땀이나도록 뛰어도 '사상누각'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볼멘소리를 감추지 않고있다.
일선세무서의 한 직원은 "내부혁신과 국민신뢰도 향상을 위해 밑(하위직)에서 아무리 노력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잊을만 하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관리자들의 각종 불미스런 사건들로 인해 국세청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윗분들만 비위사건 등에 연루되지 않아도 국민신뢰도는 저절로 향상돼 만사가 잘될 것"이라며 "일선세무서에서 신뢰도 향상을 위한 별도의 방안마련은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불만섞인 속내를 드러냈다.
일선의 직원들 생각이 모두 이렇지는 않겠지만 납세자들과 직접 마주보며 국민신뢰도 향상 방안마련에 몰두하고 있는 하위직 종사직원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세청 수뇌부들은 하위직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이런 목소리부터 경청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탁 막힌 가슴을 하소연이라도 하면서 털어내도록해야 남은 연말 쌓여있는 업무에 '어기영차' 진력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