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섭, 백운찬 정책관 '경합' 구도
세제실 국장급 판도 '대변혁' 예고
윤영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21일 관세청장으로 내정, 세제실장 직위가 공석이 됨에 따라 후임 세제실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제실장은 국가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막중 대사를 수행하는 재정부 내 최고 요직이다.
윤 세제실장의 관세청장 내정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재정부 안팎에서는 후임 세제실장이 누가될지 여부에 대한 각종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제실장 인사는 '의외성'이 적었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현재 세제실장에 가장 근접한 인물들로는 주영섭 조세정책관(행정고시 23회), 백운찬 재산소비세정책관(행정고시 24회) 등 2명이 꼽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세제분야에 몸담아 온 '정통 세제관료'인데다 각자만의 개성이 뚜렷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조세정책관(舊조세정책국장)에서 세제실장으로 올라가는 구도가 전통적인 세제실 인사루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세제실 총괄국장인 주 정책관이 새로운 세제실장 1순위에 해당한다.
지난 2008년 9월 재산소비세정책관에서 조세정책관으로 이동한 이후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세제개편 작업 등을 총괄,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 기조를 폭넓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개인적인 성품 또한 상하 동료들로부터 신망을 받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 안팎에서는 주 정책관의 승진을 유력하게 점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
그러나 백 정책관의 승진을 점치는 전망도 만만치가 않다.
과거 사무관, 서기관 시절 금융실명제와 근로장려세제(EITC) 등 굵직한 조세정책 입안의 중추역할을 했고 현 정부 들어 세제실 국장급으로 진출한 이후, 종합부동산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등 부동산 세제를 대폭 개편했다.
특히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 방안을 무리 없이 추진, 지난해 2분기 경제성장률을 0.8%p 끌어올리는 등 업무성과가 뚜렷하며, 강한 카리스마로 직원들을 통솔하는 장악력 또한 인정받고 있어 정권 중반부 안정적인 조세정책 운영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 정책관 또는 백 정책관 중 1명이 세제실장으로 승진할 경우 세제실 국장급 연쇄이동도 불가피해 진다. 말 그대로 '새판'이 짜여지는 셈이다.
주 정책관이 세제실장으로 올라설 경우 백 정책관이 조세정책관으로 이동하고 김낙회 조세기획관(행정고시 27회)이 재산소비세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조세기획관에는 문창용 통계청 기획조정관(행정고시 28회)이 세제실 복귀와 함께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행시 25회 동기인 변상구 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 전략기획단장과 김문수 국세청 소득지원국장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백 정책관이 세제실장으로 올라서면 다소 변화의 폭이 커질 수도 있다. 일단 백 정책관이 주 정책관에 비해 행정고시 기수가 낮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주 정책관의 향후 거취가 상당히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