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간소화 통관 절차 악용하다 적발된 불법 물품, 2년 새 2배 늘어

적발 건수의 98%는 중국발

해외 직접구매(직구)에 적용되는 간소화 통관 절차를 악용한 불법·위해 물품 적발 건수가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발 건수의 98%가 중국발로 확인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부산 북구을)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간소화 통관 절차인 '목록통관'을 신고한 수입 화물 중 불법·위해 물품으로 적발된 건수는 2021년 3만9369건에서 2023년 7만5336건으로 91%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 적발된 불법·위해 물품 건수가 3만5939건으로 집계되며, 지난해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

목록통관 제도는 150달러(미국은 200달러) 이하 자가 사용 물품 중 목록통관 배제 대상 물품이 아닌 경우, 통관목록 제출만으로 수입신고 없이 통관이 가능한 제도다.

목록통관 제도를 이용할 경우, 특송물품 운송업자가 송하인·수하인 성명과 주소, 국가 등 통관목록을 세관장에게 제출하면 수입신고가 생략된다.

때문에 실제 물품을 확인하지 않는 한 신고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어, 관세 탈루뿐만 아니라 마약 등 불법·위해 물품 유통 창구로 목록통관이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관세청은 목록통관 보류 사유를 ▲원산지를 속이거나 지식재산권(IP) 관련 법령을 위반한 '법령 위반' 물품 ▲마약·총포·도검류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사회 안전 위해' 물품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물품 총 7만5226건 중 법령 위반 물품은 6만7779건, 사회 안전 위해 물품은 7557건이었다.

특히 적발 물품은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유입되고 있었다. 알리·테무 등 저가 상품을 앞세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C-커머스)의 공세에, 소비자가 직접 중국 현지 물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며 부작용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적발 물품은 각각 법령 위반 물품 6만7313건(99.3%), 사회 안전 위해 물품 6578건(87%)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 3만5148건의 중국발 물품이 적발돼 이미 지난해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관세청은 목록통관 제도의 이점을 악용할 목적으로 가족과 지인의 개인통관고유부호 22개를 도용해 해외 유명 커피브랜드 S사의 '짝퉁' 텀블러 1만4000여점(진품시가 5억5000만원)을 중국에서 특송화물로 밀반입,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A씨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박성훈 의원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확대한 목록통관 절차를 악용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관세청의 정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