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판매한 골드뱅킹 상품에서 발생하는 금 시세차익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고객들에게 이른바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하여 왔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은행에게 원화를 입금하면 은행은 입금된 원화 금액을 고시된 금 가격에 따라 환산하여 금의 양을 그램으로 표시한 통장을 교부하는 상품이다.
고객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골드뱅킹 계좌에서 출금일의 금 가격에 해당하는 원화를 지급받거나 통장에 기재된 그램 수만큼의 금 실물은 인도받을 수 있다.
그러면 고객이 골드뱅킹에 가입할 때보다 이를 해지할 때 금 가격이 올라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에 대하여 세금을 내야할까? 이 사건의 쟁점이다. 과세관청은 이러한 이익이 배당소득에 해당하므로 소득세 과세대상이라고 보았다.
소득세법은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주식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뿐만 아니라 펀드에 투자하여 받는 이익도 배당소득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과세관청은 골드뱅킹이 일종의 펀드나 마찬가지라고 보아 배당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골드뱅킹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펀드 투자 이익과 유사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펀드 투자 이익과 유사한 이익이라고 보려면 은행이 다수의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이를 투자한 후 그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골드뱅킹은 은행이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은행과 개인 고객 사이의 1:1의 계약이고, 특별한 투자절차 없이 단순히 고객의 가입 또는 해지 시점의 금 가격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는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골드뱅킹에 대하여는 펀드에 적용되는 여러 법적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골드뱅킹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펀드 투자 이익과 유사한 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소득세법은 개인의 순자산이 증가하기만 하면 소득세를 물리는 것이 아니라, 소득세법에 열거된 특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소득세를 과세한다. 그런데 과세관청과 같이 기존에 열거된 소득과 다소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득세를 과세한다면 소득세 과세대상이 지나치게 확대될 위험이 있다.
이번 판결은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과세관청이 소득세법의 규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은 오랜 기간 논란이 되어 온 골드뱅킹 과세에 대하여 대법원이 최초로 판단을 내린 판결로 선례적 의미가 있다. 향후 골드뱅킹 과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명확하게 정리되게 되었다. 대법원2016.10.27.선고 2015두1212판결
